프로야구 다승왕의 주인공이 짙은 포연 속에 아직 행방이 묘연하다. 21일
현대 임선동이 수원 두산전에서 14승째를 거두면서 다승 선두는 임선동을
비롯해 LG 신윤호, 삼성 임창용, 롯데 손민한 등 총 4명으로 늘었다.
임선동과 손민한은 대학스타로 활약하다가 97년에, 신윤호 임창용은 고교
졸업 후 95년 함께 프로에 뛰어들었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새로운 곳에 길이 있다
신윤호(14승6패15세)와 임창용(14승6패1세)은 감독통제권에서 벗어난
돌출행동을 많이 했던 문제아였다. 신윤호는 충암고 졸업당시만 해도
빠른 직구 스피드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들쭉날쭉한 제구력이
문제였고 가끔 사고를 치며 '영원한 유망주'로만 꼽혔다. 그러나 올해
김성근 감독대행이 사령탑을 맡으면서 완전히, 활짝 폈다.
방어율(1위·3.22)과 구원(2위·28세이브포인트)에서도 최상위권.
한때 구원투수로서 '창용불패'란 별명을 얻었던 임창용은 광주진흥고
출신. 해태 데뷔 초기엔 선발이었으나 97년부터 구원투수로 활약했다.
99년 삼성 이적 후에도 팀 마무리를 맡았으나 올해 김응용 감독이
부임하면서 선발로 복귀했다. 전지훈련 때 팀 훈련에서 이탈하는 등
말썽을 빚기도 했지만 '코끼리'감독의 길들이기 전략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임창용의 건재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절대적이다.
◆어려운 시절은 이제 끝
임선동(14승7패)과 손민한(14승6패)은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스타선수.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임선동은 LG와의
스카우트 문제로 프로데뷔 후 이름값을 못했다. 그러나 99년 현대로
이적하면서 안정을 찾아 운동에만 전념했고, 지난해 18승4패로 다승왕을
차지했다. 올해도 초반 부진에 빠졌으나 이내 구위를 되찾아 완전히
최정상급 투수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손민한은 부상으로 98년 한 해는 아예 재활에만 전념하기도 했다.
일부에선 그냥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승7패, 방어율 3.20으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예의 슬라이더는 여전히
일품. 팀 투수력이 거의 무너진 가운데서도 꿋꿋하게 마운드에서 버텼다.
지금 손민한의 양 어깨엔 다승왕과 팀의 4강진출이란 꿈이 함께 짊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