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와 입 달린 사람이라 무슨 말이든 막을 순 없지만 연예계만큼
'설'이 분분한 곳도 없는 것 같다. 지난 주말, MC 사퇴 '설'이
나돌고 있는 KBS '연예가 중계' 진행자 한고은은 생방송 도중 눈물을
뚝뚝 흘렸다. 연인인 god 멤버 박준형이 기자회견에서 통곡하는 장면을
눈물 없이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네티즌들로부터 "힘내라"는 격려도 받았지만 몇 달 전 미국
동반여행 '설'이 불거져 나왔을 때 "비자 연장하러 간다"며 '하늘
같은 팬들'에게 거짓말한데 대해 일언반구 사과가 없는 것이 괘씸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지난해 톱탤런트 김희선도 누드집 파문의 와중에서 이
스캔들이 화보집 판매를 위한 전략이라는 근거없는 '설'이 나도는
바람에 더욱 속을 태웠다. 톱스타 A양도 '속도위반' 때문에 서둘러
결혼식을 올렸다는 '설'에 휘말렸는데, 결혼 8개월 만에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아 '설'을 뒤집지 못했다.
이밖에도 얼마 전까지 절찬리에 유행했던 '설'들을 살펴보면, 탤런트
B양은 "불륜 관계 남자가 횡액을 당했다"는 악의적인 '설'에 휘말려
한동안 활동에 지장을 받을만큼 고생했고, 동료 연예인과의 열애설을
전격적으로 밝힌 탤런트 C양은 "그동안 결혼을 전제로 사귀던 벤처
재벌이 구속되어 생길 스캔들을 방지하기 위한 물타기 전술"이란
'설'에 시달렸다. 결혼설이 나돈 D양에 대해선 "결혼 상대가 술 먹고
구타해 고생하고 있다"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설'이 슬금슬금 나돌고
있다.
가요계에선 신인가수 E군이 수억원을 전방위적으로 뿌렸는데도 망했다는
'설'과, 영화계에선 한 중견 감독이 투자 받은 돈을 횡령해 미국으로
튀었다는 '설'이 파다하다. 올초 수백억원의 자금이 매니지먼트 업계에
몰려 대규모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설이 나돌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금까지 대부분의 톱스타들이 기획사를 옮겼다. 그 중에도
김현주 김선아 유오성 신현준 등 '절대 소속사를 옮기지 않을 것 같은
연예인 톱 10' 중 절반이 소속사를 바꿔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아무리 말도 안되는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연예계라지만, 요즘처럼
"'설'이 사람잡는다"는 말이 실감나는 시절도 없는 것 같다.
( 백현락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