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4일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 여자농구 선수권대회 대표 선발에
문제가 생겼다. 농구협회는 지난 14일 국가대표 12명을 발표했으나 이 중
정은순(삼성생명) 정선민(신세계) 박정은(삼성생명) 등 핵심 선수들이
출전치 못하게 된 것이다. 협회는 17일 오후까지 정은순에게 대표팀
참가를 권유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은순은 "지병이던 갑상선 항진증 때문에 운동은커녕 올해로 계획했던
임신조차 불투명하다"며 "의사로부터 앞으로 한 달간은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정선민과 박정은도 부상으로 명단에서
빠졌다. 협회는 결국 허윤자(삼성생명) 김경희(국민은행)
조혜진(한빛은행)을 대신 선발했다. 이 밖에 현대 강지숙은 지난해
수술한 무릎이 완전치 않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태릉에 입촌했다.
농구 협회는 지난 5월 동아시아대회 때 정은순 전주원 등 고참 선수를
제외시켰다가 3위에 그치고 말았다. 여자농구가 국제대회 때마다 대표
선수 선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은 진작에 '차세대'를 키워놓지
못한 업보다. 프로팀들은 단기간의 승부에 집착해서 '검증된'
선수들로만 국내 대회를 치르는 경향이 강했다. 정은순(30)과 전주원(29)
정선민(27) 등이 아름다운 '노장 투혼'을 발휘했지만 이는 거꾸로
말하면 '세대 교체의 위기'다.
농구계에는 "여자 팀의 위계 질서가 너무 강해, 신인들이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말도 있다. 최근 모 프로팀 A감독은 청소하는
아줌마에게 빨래도 하도록 조치했다. 신인들이 선배들의 빨래까지 도맡아
하느라 연습에 지장이 있었기 때문. "개인의 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프로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것이 A감독의 말이다.
( wkkim@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