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공격을 당한 미국이 16일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에 향후 3일 내에 테러 배후로 지목한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을 넘기지 않으면 군사행동에 돌입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냄으로써 미국이 언제 공격을 개시할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 주중 첫 공습 유력
이번 주말이 공격 시점이며 최후통첩은 작전 개시의 마지막 명분을 세우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미 전쟁상황을 선포했고, 공군에 ‘15분 대기’를 명령하는 등 전군에 공격 준비령을 내려놓은 상태라 더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파키스탄 인근 아라비아해에 항공모함·함정 집결, 대형 급유선의 인도양 이동 등과 미군 특수부대 파키스탄 도착설, 미국내 82·101공수사단 비상대기 등이 20일을 전후한 주중 공격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경우 이슬람국 기도일인 금요일(21일)을 피해 22일 새벽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 주적 모호·테러범 증거 불충분
공격 시기가 다소 지연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무엇보다 개전의 기본 전제인 주적개념이 명확히 설정되지 못한 상태라고 영국 BBC방송은 16일 지적했다. 아랍계 용의자들의 검거와 과거 테러행위를 근거로 빈 라덴을 배후자로 지목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이고 확실한 증거가 없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16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테러 범인이 누구인지 상당히 분명해졌다 하더라도 “확실한 증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복 개시 이전에 테러 범인을 명확히 입증할 것을 미국에 주문했다.
◆ 지구전 준비·동맹국 규합
미국이 ‘테러리스트 세력과의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싸움’이라는 다소 실체가 명확지 않은 전쟁 상대를 설정함으로써 개전 이전서부터 ‘장기전’을 상정하고 있는 것도 첫 공습 개시 시기와 별개로 지상군 투입은 빨라도 수주일, 늦으면 1~2개월여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1991년 걸프전쟁 때 미국이 5개월여 동안 전쟁 준비를 한 전례에 비춰 보더라도 최선의 전략·전술을 확정하고 이후 파키스탄 등 아프간 인접국에 지상기지를 확보, 장기전 수행을 위한 병력 및 병참 지원체제를 구축해 실제 전쟁에 돌입하려면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동맹국과 다국적군을 구성하는 문제와 관련,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마르티노(Antonio Martino) 국방장관이 “미국은 단독으로 행동해서는 안되며 동맹을 형성하고 유엔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밝히는 등 테러 공격 직후 사상 처음으로 방위조약 5조를 발동, 미국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밝혔던 나토 소속 유럽국들이 신중론으로 기울고 있는 것도 지상군 투입 등 본격적인 개전 시기를 늦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