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사단이 나이지리아와의 두차례 평가전서 1승1무를 거뒀다. 평가전은 문제점을 발견하고 발전적인 대안책을 제시하는 데 의미가 있다. 나이지리아는 서유럽 프로무대서 활약중인 주전 멤버 다수가 빠진 데다 시차 적응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서 게임을 했기 때문에 경기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이번 평가전을 통해 한국 대표팀이 시급히 개선해야할 점을 짚어본다.
▲센터링 공격 정확도 높여라
센터링은 유럽, 남미 선수들보다 개인기가 많이 떨어지는 한국 선수들에게 상대 수비수와의 볼 다툼 없이 바로 결정적 찬스를 잡을 수 있는 효과적인 공격 방법이다.
이번 나이지리아 평가전에서 한국은 측면 돌파에 의한 센터링, 코너킥, 프리킥 등 여러 형태의 공격을 통해 수많은 센터링을 했지만 1차전 최용수의 동점골, 2차전 이동국의 결승골 등 두번의 헤딩 슛을 제외하곤 받는 선수의 머리나 발에 제대로 걸린 게 별로 없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그 원인을 "센터링이 부정확하고 상대 수비가 밀집된 곳으로 볼을 띄우며 공격수가 움직이지 않고 서서 센터링을 받으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키커와 센터링 받는 공격수간의 호흡일치를 위해 조직력을 극대화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이 체격이 큰 유럽, 남미 선수들과의 공중전서 승리하려면 키커는 센터링을 낮고 빠르게 하고 공격수들은 상대 수비의 앞이나 뒤로 순간적으로 움직여 노마크 상태를 만들어야한다. 또 가까운쪽 포스트에 붙여서 기습적으로 슛을 하거나 먼쪽 포스트로 빼내 수비 배후에서 성공률 높은 헤딩슛을 하는 게 필수적이다.
▲미드필드 압박을 강화하라
미드필드는 수비의 1차 저지선이다. 미드필더들이 압박(Pressing)이나 체킹(Checking)을 하지 않으면 후방에 아무리 뛰어난 수비수들이 있어도 고전할 수 밖에 없다. 세계최강이라는 이탈리아 '카테나치오(빗장수비)'도 잠브로타-토마시-토티-타키나르디-판카로 등 미드필더 5명의 초강력 프레싱으로부터 시작된다.
나이지리아와의 1차 평가전 전반에 한국은 미드필드 압박이 전혀 안돼 여러차례 위험한 상황을 맞으며 2실점했다. 그러나 후반에 미드필드의 수비 위치를 앞으로 당겨 적극적 프레싱을 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잡고 동점을 만들었다.
조광래 안양 LG 감독은 "미드필드 프레싱은 지역을 구분해 한쪽으로 몰아 집중적으로 해야한다. 만약 공격수가 볼을 가지고 그 지역을 빠져 나오면 다른 동료가 바로 커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반복 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문선 위원은 "프레싱을 강화하라고 해서 무조건 90분간 뛰어다니라는 얘기는 아니다. 미드필더들이 경기의 템포를 조절하면서 꼭 필요한 순간에 힘을 집중시켜야한다"고 지적했다.
▲플랫 포백 조직력 보완하라
한국의 현 수비 전술은 혼합형 지역방어를 기본으로 한 플랫 포백(Flat Four Backs)이다. 대인방어를 기본으로 한 86년 멕시코,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의 포백 스위퍼 시스템(Four Backs Sweeper System)이나 94년 미국, 98년 프랑스 월드컵의 스리백 스위퍼 시스템(Three Backs Sweeper System)과 는 많이 다르다.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잉글랜드 등 유럽의 강팀들이 채택하고 있는 플랫 포백은 조직력과 머리를 쓰는 플레이가 필수적이다. 수비수들이 호흡을 제대로 맞춰야 대인방어에서 지역방어, 또는 지역방어에서 대인방어로 바꿀 때의 타이밍과 위치 선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한국이 나이지리아와의 두차례 평가전에서 허용한 3골은 모두 수비 숫자가 공격 숫자보다 많은 상황에서 일어났다.
대표팀 수비수들은 아직도 포백 지역방어에 대한 개념을 파악하는 단계. 조광래 감독은 "포백의 간격을 좁혀 일자 수비 4명이 같이 움직여야 제대로 된 커버링을 할 수 있다"며 "빨리 베스트를 확정 짓고 반복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성, 홍명보의 복귀, 송종국의 센터백 변신 등 선수 1,2명이 보강된다고 해서 수비 전체가 변화할 것이라는 생각은 넌센스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선수의 적재적소 배치
히딩크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선수기용에 국내 전문가들은 혀를 내두르기 일쑤다. 테크닉이 부족한 김상식을 1차전에 기용한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다소 체력은 떨어지지만 많은 경험을 가진 노련한 선수들을 반게임 정도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노정윤 윤정환 서정원 이상윤같은 베테랑 선수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봄직하다는 게 정종덕 본지 해설위원의 충고다. 〈 스포츠조선 장원구 기자 playmaker@ 〉
-김 호 수원 감독
우선 전체적으로 시스템의 밸런스가 좀 잡혀간다는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각 포지션별 문제는 아직 명쾌하게 해결 된 게 없다.
▲수비의 경우 공격을 당할 때 골문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짙다. 물러서기에 앞서 상대를 더 압박해야 한다. 상대와의 거리를 좁혀야 하고, 상대에 압박을 가해 다급하게 만들어야 패스가 흔들리게 된다. 하지만 지금 대표팀은 상대와의 거리 조절이 제대로 안 되고 있으며 맞붙어야 할 상황과 물러서야 할 상황이 거꾸로 전개되고 있다. 결국 상대를 플레이하기 쉽게 놔주고 있다는 얘기다. 수비가 쉽게 허물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차 평가전에서 보여준 미드필드 운영은 비교적 괜찮았다.
하지만 여전히 빠르기의 조율이 잘 안 되고 있었다. 패스 횟수는 많지만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점은 되짚어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공격라인에는 좀 더 과감한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스트라이커들이 문전에서 과감하게 움직일수록 뒤로 흐르는 볼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결정적인 2선 플레이가 가능해 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한가지 센터링 타이밍이 좀 더 빨라야 할 것 같다.
이밖에 상대 플레이에 따른 대처능력도 부족했다.
변화가 늦다는 건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많은 생각과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 아쉽다.
-조광래 안양 감독
히딩크 감독은 늘 테스트기간이라고 강조하지만, 이번 나이지리아 평가전서는 여전히 한국축구의 컬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느슨한 수비와 미드필드의 공간허용, 부족한 골결정력 등 한국축구의 난제를 또 한번 드러냈을 뿐이다.
이미 국내리그에서 검증된 선수를 데리고 무슨 테스트를 이렇게 길게 한다는 얘기인지 모르겠다.
2대1로 이긴 2차전은 1차전에 비해 부분적인 맨투맨 수비가 두드러졌다. 선수들도 2진급인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1차전서 2대2로 비긴 것에 자극받은 듯 시작부터 투지를 앞세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전술의 향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 베스트11이 슈퍼스타인 세계강호들을 상대로 맨투맨 수비를 한다는 건 넌센스일 뿐이다.
일본처럼 위기때는 최전방공격수까지 모든 선수가 방어에 가담하는 전반적인 수비의 밸런스가 필요하다.
2차전의 경우 무려 18차례 세트플레이에서 골을 엮어내지 못했는데 여기에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전담키커가 없는데다 멤버가 자주 바뀌다보니 선수끼리도 서로 스타일을 파악하지 못해 코너킥과 프리킥때 타이밍과 정확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축구는 말 한마디면 선수들이 척척 소화해내는 네덜란드 대표팀이나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수준이 아니다.
히딩크 감독의 한국축구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새삼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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