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이 임박하면서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의
400여명 교민들이 잇따라 '피난 행렬'에 오르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이란 등 인근 중동지역 국가에 대해서도 "비상연락망을 점검하고 교민
소개 계획을 준비해 두라"는 긴급 훈령을 내렸다.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과 현지 한인회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교민은
외교관을 포함해 모두 400여명. 이 중 200여명 가량이 북부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와 라호르 등에 거주하고 있으며,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에는
140여명이 살고 있다.

이미 지난 13일부터 이슬라마바드와 라호르
지역에서는 교민 철수가 시작됐으며 18일까지 190여명이 빠져나올 것으로
현지 한인회측은 예상했다.

교민 최대 거주지역인 중동부의 고도 라호르는 중무장 군용차량이
정기 순찰에 나서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현지 교민들이
전했다.

이 지역 거주 교민은 150여명으로, 이 중 선교단체와 한국기업
등에 근무하는 교민 가족 130여명이 이번주 중 귀국할 것이라고 라호르
한인회는 밝혔다.

김승국(51) 한인회장은 "일단 교민 80% 정도가 떠나게
될 것"이라며 "이곳에 남게 될 교민들도 사태가 악화되면 육로를 통해
이웃 인도로 빠져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상사주재원과 기업인 14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카라치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평가되지만, 아프가니스탄인들에
의한 외국인 테러 소문 등으로 민심이 흉흉하다고 했다. 김무(58) 카라치
한인회장은 "교민들이 만약을 대비해 은행에서 달러를 찾아두고,
비상식량을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여년간 내전이 계속돼온 아프가니스탄에는 현재 거주 교민이 없다.
현지 선교단체의 한 관계자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라호르에 있는
선교사들이 UN구호요원들을 따라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곤 했으나 지금은
그마저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주 파키스탄 한국 대사관측은 아프가니스탄 국경에 인접한 파키스탄
북부 페샤와르(Peshawar)시와 중서부 퀘타(Quetta)시에 있는 건설업체
근로자, 교민 등 20여명이 13일 긴급히 이슬라마바드와 라호르 등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