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전의 맥주 값을 전달하러 온 미군 통역관 출신의 일본인.
지난 11일 하이트맥주 본사에 한 손님이 찾아왔다. 올해 나이 일흔인
일본인 다까즈 겐쪼씨. 겐쪼씨는 "6·25 전쟁때 값을 치르지
못하고 가져간 맥주 값을 50년이 지나서야 지불하려고 인천상륙작전
기념일(9월 15일)을 앞두고 찾아왔다"며 방문 이유를 밝혔다.
겐쪼씨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9월 미군통역관(당시 19세)으로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다. 미군의 군수물품은 당시 미국과 일본을 통해
대부분 조달됐으나 맥주는 구하지 못해 겐쪼씨는 미군병사 알프레드
루이스와 함께 맥주공장을 찾으라는 특명을 부여 받았다.
수소문 끝에 서울 영등포의 조선맥주를 찾은 두 사람은 맥주저장
탱크에서 한 트럭분의 맥주를 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공장에 사람이
없어 값을 치르지 못하고 '맥주가 필요해 일정량을 가져가니 나중에
000로 연락주세요'라는 메모를 남겼다. 그러나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한
채 겐쪼씨는 3개월 후 일본으로 건너갔다.
겐쪼씨는 "그때 맥주를 함께 찾으러 다닌 미군 병사는 그해 12월
전사했다"며 "너무 늦게 맥주 값을 가져온 것 같다"며 미안해 했다.
겐쪼씨는 13일 일본으로 돌아갔고 하이트맥주는 겐쪼씨가 내놓은 개인 돈
100만원을 6·25참전전우기념사업회측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