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호 화백의 뒤를 이어 남도화단을 일군 고 진양욱(1932~1984)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시립미술관이 개관 9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진양욱, 그 삶과
예술전'에는 진 화백의 초기작품에서부터 타계 직전까지의 작품 145점과
함께, 그가 생전에 사용했던 화구와 도자기, 일기장, 편지, 논문집 등
유품 50여점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진 화백은 일찍 부모를 여읜 뒤, 고아원 생활을
하다 오지호 화백과의 인연으로 조선대에서 공부한 뒤, 조대부고와
조선대에 재직하면서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스승인 오지호 화백의 인상파적 화풍을 계승·발전시키는 한편, 기존
화풍의 틀에서 벗어나 환상적인 색채와 자유로운 화면구성, 독특한
조형어법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남도화단을 풍성하게 가꾸던 그는
84년 서울에서의 성공적인 초대전 직후 불의의 교통사고로 생을 마쳤다.
이번 전시는 진 화백의 작품활동 기간을 3기로 나눠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가난한 수업기'(55~65년)=고아원 생활을 하면서 어렵게 대학을 마친
진씨는 오지호 화백과 임직순 화백으로부터 신망을 받고 두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이 시기의 작품은 자연주의를 바탕으로 인상주의 경향의 미술을
수업한 소품들과 크로키, 데생 등이 전시된다.
▷'자연과 대결하는 근성'(66~77년)=조선대 교수로 활동하다 미국
펜실바니아대 연구교수로 떠나기 직전까지. 지역은 물론 중앙화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자연에 대한 충실한 묘사에서 벗어나 작가의 주관적
표현에 중점을 두는 길로 들어서면서 정형화된 스승의 풍경화에서
벗어난다.
▷ '생명, 근원의 탐구'(78~84년)=미국 연구교수 생활을 계기로
결정적인 화풍의 변화를 가져와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를 바탕으로 한
자연풍경의 형상을 단순·상징화, 구상과 추상의 중간적인 화면을
보여준다. 표현주의적 화풍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편 시립미술관은 14일 유준상 서울시립미술관장, 황영성 조선대부총장,
박정기 조선대교수를 강사로 초청, '진양욱, 그 삶과 예술이야기'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박 교수는 "진 화백은 처음부터 회화의 본질을 작가의 내면세계의
표현에서 구하였고, 이러한 표현주의 화가의 길을 일관되게 추구함으로써
자신의 독특한 세계를 형성했다"며 "비록 화업의 완성은 보지 못했지만
그가 남긴 작품만으로도 회화사적인 평가를 얻기에 부족함이 없는 화단의
거목"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0월7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