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화제보 2천여건…수사망 유럽까지 ##
미국의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동시다발 테러사건에 이용된 4대의 비행기에 분승한 테러범 18명의 신원을 확보한 연방수사국(FBI)은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된 이번 사건의 공범과 배후세력을 밝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14일 신원이 확인된 테러범 18명 중 16명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테러리스트인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정부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그러나 FBI는 다른 테러조직이 공조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관련 조직 모두를 색출하기 위해 수사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외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수사
FBI는 2055건에 달하는 전화 신고와 웹사이트에 올라온 2만2700건의 제보를 토대로 캐나다 국경지역에서 플로리다주에 이르기까지, 또 펜실베이니아에서 유럽까지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FBI는 이들 제보를 토대로 독일과 프랑스, 아랍에미리트 등에 수사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납치범들 일부가 비행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플로리다주의 비행학교와 납치범들이 입국경로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캐나다 국경지역에 대한 수사를 펼치고 있다. 또 이들이 사용한 렌터카와 신용카드 영수증, 주택, 비행학교 기록 등을 수색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FBI가 신원을 확보한 18명의 테러 용의자 중 아랍 에미리트 출신의 모하메드 아타(Mohamed Atta)와 마원 알셰히(Marwan Alshehhi)는 함부르크의 한 대학에서 전자공학과 건축공학을 각각 전공했으며, 이들의 아파트에서 약 20명이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FBI의 요청에 따라 이들이 거주했던 함부르크의 아파트를 수색했던 독일 경찰은 이들이 미국을 공격하기 위한 테러조직을 구성했으며, 다른 공범들은 이미 독일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플로리다주의 베니스에 있는 허프만 비행학교에서 조종사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FBI가 이 학교의 학생기록을 조사 중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또 빈 라덴의 자금담당이 함부르크에 있는 수백명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함께 활동했었다고 독일 정보기관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한편 메인주 포틀랜드시 경찰은 테러범들 중 두 명은 육로를 통해, 또 한명은 페리를 타고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들 중 두 명이 테러 당일 오전 5시53분 쯤 공항의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모습을 담은 보안카메라 녹화기록을 찾아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한 보스턴의 로건 공항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 여권과 국제면허증, 보잉기 조종 훈련용 비디오 테이프가 든 가방이 발견됐다.
◆ 비행학교에 수사력 집중
FBI는 특히 이번 테러에 직접 가담한 테러범들 중 일부가 목표물에 정확하게 충돌할 수 있을 정도로 숙련된 조종기술을 갖추고 있었던 점에 주목, 비행학교들이 많은 플로리다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디 터커(Mindy Tucker) 법무부 대변인은 “미국내 비행학교들이 테러범들의 훈련에 관련되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혀, 비행학교에 대한 수사가 테러범 추적은 물론 배후 지원세력을 밝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사관들은 특히 1인당 연 2만 달러에 달하는 비행학교의 학비 조달방법을 밝혀내는 것이 이 사건의 배후를 밝히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플로리다에서 조종사 훈련을 받은 테러범들 일부는 ‘거사’를 앞두고 가족들을 모두 중동으로 돌려보냈으며, 살림살이를 그대로 버려둔 채 떠난 경우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들 중 한 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부유한 외교관의 아들이라고 전했다.
FBI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항공기술자로 알려진 아메르 캄파(Amer Kamfar)와 캄파 소유로 추정되는 1996년형 은색 크라이슬러 플리머스 자동차를 찾고 있다. 또한 현재 FBI의 조사를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항공기술자 아드난 부카리(Adnan Bukhari)의 이웃이었던 압둘라만 알로마리(Abdulrahman Alomari)의 행적도 추적하고 있다.
캄파와 알로마리는 서로 다른 시기에 같은 주소지에 살았으며, 알로마리는 플로리다주의 비행학교인 플라이트 세이프티 아카데미(FSA)에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FSA에서 조종사 훈련을 받았던 또 다른 3명의 사우디 아라비아인 학생들도 집중 추적하고 있다.
( 워싱턴=강인선 특파원 insu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