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과 워싱턴의 국방부(펜타곤) 건물 등에 대한 대규모 비행기 테러사건이 발생한 11일 밤부터 12일 새벽(한국시각) 주한미군과 한국군 당국, 경찰은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테러에 대비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동신 국방장관과 이근식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긴급 연락, 전군과 경찰에 비상 경계태세 강화령을 발동토록 하고 정부의 외교·안보 차원 대응책을 강구하기 위해 12일 오전 6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토록 했다.
◆ 주한미군
주한미군은 이날 밤 11시30분쯤 미군기지와 3만7000여명의 주한미군과 그 가족들에게 최고 수준의 테러 경계령을 내리고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현재 한국에 있는 미군 및 가족, 민간인은 10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 출장 중인 토머스 슈워츠 주한미군 사령관을 제외한 주한미군 고위장성과 이종옥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한미연합사 소속 한국군 고위장성들은 이날 밤 급히 용산 미8군 영내 사령부로 나와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주한미군은 테러에 대비한 경계태세인 「스레트콘(THREATCON)」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 「Force Protection Condition D」를 발령하고 용산 미8군기지 등에 경계병력을 추가배치해 검문검색을 크게 강화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미 본토 외의 해외 미군 기지 등에서 테러가 벌어진 적은 아직 없지만 모든 경우에 대비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특히 전국 90여개 기지 등 시설물에 폭발물이 장착돼 있을 가능성에 대비, 일제 점검 작업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그동안 용산 미8군 영내 학교 등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협박전화에 여러 차례 시달려 왔다.
◆ 한국군
김동신 국방장관과 조영길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12일 새벽 1시20분쯤 급히 청사로 나와 집무실과 지하 벙커인 합참 지휘통제실에서 대북 경계태세 등을 점검, 청사엔 밤새 긴박감이 감돌았다.
이에 앞서 국방부와 합참의 중·소장급 간부와 실무진 50여명으로 구성된 위기조치반이 11일 밤 11시30분쯤 소집됐으며 12일 0시40분쯤 전 예하부대의 위기조치반도 소집됐다.
군 당국은 오산 공군 중앙방공관제소(MCRC)를 통해 항로를 이탈하는 항공기가 없는지 여부를 면밀히 감시하는 한편 대북 정보수집 활동도 강화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주한미군 기지에 대한 경계병력 지원 등 다양한 미군지원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 경찰
경찰청은 이날 밤 11시30분쯤 전국 경찰에 대사관·영사관·주한미군부대 등 미 관련 시설 등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퇴근한 지방경찰청장 및 일선 경찰서장 등에 대해서는 사무실로 즉각 복귀할 것을 긴급지시했다. 경찰청은 또 취약시간대에 차량을 이용한 테러 등에 대비해 주요 미군시설에 바리케이드와 오뚝이 철침판 등을 추가 설치하도록 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주한미국대사관에 1개 중대 경찰병력을 추가배치한 것을 비롯해 용산 미8군기지 주변, 미공병단 기지 주변 등에 대해서도 1개 중대병력을 배치해 경비를 강화했다.
한편 법무부는 테러리스트의 입국에 대비, 이미 확보된 정보자료를 토대로 출입국 관리심사를 대폭 강화하라는 긴급지시를 각 공항과 항만의 출입국 관리부서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