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 체육학과 3학년 오상미(26·인천시 동구 송현동)양은
요즘 송도 해안도로와 연수동의 동남스포피아 수영장 등을 오가며 하루에
6~7시간씩 수영을 하고, 사이클을 타고, 또 거리를 달린다.

다음달 하와이에서 열리는「국제 철인대회」에 우리나라 여자 대표선수로
나가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난 6월 제주도 철인 대회에서 우리 나라 여자 선수 가운데
1등을 해 하와이 대회의 출전 자격을 얻었다.

『경기를 하다 보면 너무 힘들어「내가 왜 이런 일을 하나, 정말 그만
두자」고 다짐을 해요. 하지만 결승점에 들어오면 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니 꼭 마약같은 것이죠.』

수영 3.9㎞, 사이클 180.2㎞, 마라톤 42.195㎞.

예사 사람들 같으면 하나도 해내기 어려운 이 셋을 한번에 이어서 하고,
그것도 17시간 안에 끝내야 철인 칭호를 받는 철인 3종 경기는
그야말로「인간 한계에 대한 도전」이다.

인천이 고향인 오양은 중앙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하면서 이 경기와 운명의 끈을 이었다.

『그 전에 4년 정도 피아노를 배웠는데 정말 재미가 없더라구요. 결국
엄마가 친구들 따라 수영이나 배우라고 해서 좋다고 다녔죠.』

열심히 수영만 하던 오양은 선화여중 1학년 때 평소 운동을 좋아하던
아버지가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한 뒤 그 모습을 담아 온 비디오를
보았다.

『아빠와 거기에 나온 사람들 모습이 너무 멋있었어요. 나도 저 경기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이 제한이 있더라구요.』

오양은 결국 94년 인화여고 3학년 때 5년 동안 꿈꿔온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하게 됐다.

첫 출전 때는 3등을 했지만 같은 해 출전한「제1회 보령 하프대회」에서
수영 2㎞, 사이클 100㎞, 마라톤 20㎞를 6시간39분30초에 주파해 여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그 뒤로는 승승장구였다.

한해에 5~6번씩 국내·외 대회에 나가 번번히 국내 여자부 우승을 하고,
한국 신기록도 몇번씩 세우며 국내 여자 선수로는 부동의 위치를
굳히고 있다.

『하나만 하면 지루하지만 세 가지를 번갈아 하니까 재미있고 덜 힘든데
친구들은 그런 절보고 기운이 좋다며「용가리」라고 불러요.』

4살 때 머리를 다쳐 귀가 약간 안 들리는 장애를 안게 됐지만 운동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그녀는 철인답지 않게 수줍음을 무척 많이 타고,
유덕화와 맥라이언이 나오는 영화에 푹 빠지는 영화광이기도 하다.

『주변의 친구나 선·후배들을 보면 살 뺀다고 괜히 밥 굶고, 약까지
먹어 비쩍 마르기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운동하라면 그건 않고...
하루에 1시간씩 3개월만 뛰면 안 그래도 체중 조절이 잘되는데 말이죠.』

앞으로 유학을 하고 돌아와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그녀는
결혼할 남자도 같이 철인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했다.

(최재용기자 jycho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