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경력 7년의 최병선(32·서울 마포구 성산동)씨는 강변북로를 탈
때마다 불안하다. 얼마전 마포에서 잠실까지 강변북로를 타고 가다 길을
잘못 들어 분당까지 갔다 온 이후부터이다.
'고속화도로 1·2차선은 직진차선'으로 알고 있었던 최씨는 청담대교
진입로 지점에서 2차선을 달리다 길을 잃었다. 이 지점은 강변북로
중에서도 도로구조가 복잡하기로 유명한 곳. 4차선 도로중 1·2차선은
청담대교, 3차선은 잠실, 4차선은 영동대교로 이어진다. 때문에
잠실방면으로 직진하는 차선은 3차선을 정확하게 유지해야 직진(직진)에
'성공'할 수 있다. 때문에 일반 승용차는 물론 택시들도 이곳에서 길을
헤매, 수서나 청담동으로 빠지기 일쑤다. 최씨는 "도로안내 표지판이
있긴 하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상식적으로 램프는 저속차선에
연결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을 동서로 연결하는 강변북로가 통일되지 않은 진·출입 램프체계와
미로같은 도로구조로 운전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1차선에서
연결되는 램프가 유난히 많은 데다, 이에 대한 도로안내도 부실하기
때문이다. 강동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다보면
마포·원효·한강·동작·반포·청담대교의 램프가 1차선에 연결돼 있어,
3·4차선에서 달리다 뒤늦게 1차로로 끼어드는 차량들로 인해 늘 사고
위험을 안고 달리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3시 강변북로에서 동부간선도로 연결지점. 마포쪽에서
잠실방향으로 가던 승용차가 동부간선도로로 빠지는 램프로 길을 잘못 든
뒤 도로 중앙에 그어진 노란색 안전지대를 넘어 잠실방향으로 들어서다,
3차선에서 달려오던 차량과 부딪힐 뻔 했다. 이 곳 역시 '차선에 대한
안내표시가 충분하지 않다'고 많은 운전자들이 지적하는 곳이다.
동부간선도로 안내 표지판은 램프전방 1200m, 700m, 200m에 각각 설치돼
있지만 운전자들이 보기 힘든 도로 오른쪽에 설치돼 있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올림픽대교로 빠지는 램프 구간도 길을 잘못 들면 돌이킬 수 없는 지점.
'올림픽대교'라는 표지판을 따라가면 먼저 좌측에 자양동과 강변역으로
가는 길이 나오고, 직진해야 올림픽대교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김모(28)씨는 "천호동으로 가기 위해 올림픽대교를 타려다 왼쪽
차선으로 가는 앞 차를 따라갔더니 난데 없이 강변역이 나왔다"며
"도로표지판이 있지만 나처럼 초행길인 운전자에게는 도움이 안
됐다"고 말했다.
도로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고위험도 늘 상주한다. 성수대교에서 청담대교
구간을 관할하는 동부경찰서는 "청담대교로 가기 위해 저속차선인
3·4차선에서 달리다 뒤늦게 램프위치를 확인하고 차선을 끼어드는 차들
때문에 접촉사고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서울시의 대책은 사실상 없다. 김대호 서울시
도로운영개선기획단장은 "도로를 확장해 우측 차선에 램프가 연결되도록
공사를 계획중"이라며 "도로표지판도 정비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정현 교통개발연구원 도로안전팀장은 "앞을 내다보지 않은
설계로 예산절감만 따졌지 사고·혼잡비용 등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사실상의 고속도로를 일반국도 설계기준으로 만들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며 "예산문제로 램프 설치가 어렵다면 도로표지판이나
노면표시를 보완해 운전자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