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더웠던 이번 여름 우리 대학에서는 7박8일에 걸쳐 음악캠프가
열렸다. 국내 음악캠프들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가운데 내가 귀국 후
처음으로 기획한 캠프였기에 여러 가지로 걱정이 많았다. 그런 나의
우려는 전국에서 선발된 서른명의 젊은 음악도들의 음악에 대한 진지한
태도로 인해 말끔히 사라졌다. 그런데 이번 음악캠프에서 내게 가장 큰
감동을 준 음악도는 놀랍게도 78세의 '젊은이'였다. 세계적인 보자르
트리오의 멤버인 피아노 거장 메나헴 프레슬러, 바로 그 젊은이다.

무지몽매하다 싶을 정도로 꽉 짜인 일정도 마다 않고 최선을 다하는
노대가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시차의 어려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매일 아침 똑같은 시간에 음악대학 정문을 들어섰다. 그리곤 마치
콩쿠르를 준비하는 학생처럼 곧바로 연습에 들어갔다. 장장 5시간에 걸친
오후 공개레슨에서 보여준 그의 다양한 음악해석과 연주법에 처음에는
자기 레슨만 끝나면 사라지기 바쁘던 학생들이 점점 자리를 지키기
시작했다. 짧은 휴식시간마저도 아낌없이 내주는 노대가의 열정에 젊음이
감동한 것이다.

바쁜 연주일정에도 불구하고 우리 캠프를 찾아준 노대가는 "연주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연습을 해야 하며, 학생들과 한 약속은
기업가에게 신용이 가장 중요하듯 꼭 지켜야 한다"며 최선을 다했다.
일과 자기관리에 철저한 그의 전문가로서의 너무나도 '당연한' 모습이
우리에겐 왜 이처럼 신선하게 보이는 것일까. 이번 캠프에 참여한 우리
젊은이들에게 그는 음악뿐 아니라 전문인이 갖춰야할 철학을
가르쳐주었다.

( 울산대학교 음악대학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