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중순 이무영 경찰청장의 지시로 전국의 2800여개 일선 파출소에 일제히 내걸린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경찰’이라는 휘호.

경찰청이 지난 8월 중순 전국의 2800여개 일선 파출소에 김대중
대통령이 쓴 '국민의 경찰'이라는 휘호의 복사본을
배포하고, 이를 대형 액자로 만들어 걸도록 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이 휘호는 김 대통령이 직접 쓴 것으로 폭 50㎝, 길이 1m 가량의 초서체
한문 글씨이며, 작년 3월 20일 제16기 경찰대 졸업식에서 김 대통령이
경찰에 전달한 것이다.

휘호 배포는 이무영 경찰청장의 지시로 이뤄졌으며, 액자 제작
등에 쓰인 예산 1억5000여만원은 매달 파출소에 지급하는 운영 경비에서
일괄 공제하는 방식으로 일선 파출소가 부담토록 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일선 파출소들은 "나온 지 1년 반이나 지난 대통령의 휘호를
갑자기 일괄적으로 걸게 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권위주의 시대의
경찰을 다시 보는 것 같다", "휘호 제작 경비를 파출소 운영비에서
지출토록 한 것은 국민 세금 낭비"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한 경찰 간부는 "내년 각종 선거를 앞두고 전국 파출소에 대통령의
휘호를 거는 것은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면서 "이 청장이
'과잉충성'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선 파출소에 대통령의 사진과 휘호, 또는 '말씀' 등을 담은 액자를
걸어두는 관행은 전두환 대통령 퇴임 이후 사실상 사라졌으며,
김 대통령도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98년 1월 관공서 등에 자신의
사진을 걸지 말라고 지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