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부중앙청사로 출근하던 이한동 국무총리가 보도진에 둘러싸여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br><a href=mailto:choish@chosun.com>/최순호기자 <

이한동 국무총리가 6일 김대중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자민련으로 복귀하지 않고 총리직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DJP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일본을 방문하고 이날 밤 귀국한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이에
대해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일들을 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다가
아니고 이제부터"라고만 말하고 더 이상 언급을 피했다. 김 명예총재는
지난 5일 "공조가 깨졌는데 잔류하겠다는 것은 인간이라면 그럴 수
없다"고 이 총리에게 총리직 사퇴와 자민련 복귀를 강력히 요구했었다.

이 총리는 이날 김덕봉 총리 공보수석비서관이 대신 읽은
발표문을 통해 "지속적인 국정개혁과 대북 화해정책 추진을 위해 유임해
달라는 김 대통령님의 간곡한 요청을 받고 뜻에 따르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당 구성원으로서 도리를 다하겠다"고
말해 당장 자민련을 탈당할 뜻은 없음을 밝혔다. 김 공보수석은 "이
총리가 김 명예총재와 상의한 바 없고, 당분간 만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 총리가 총리직 잔류를
발표함에 따라 이 총리가 제출한 사표를 반려했다.

긴급 대책회의가 끝난 뒤 자민련의 변웅전 대변인은 "이 총리에
대해 출당 등의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한나라당이 이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내면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
대변인은 "잠시나마 우리 당 총재로 모셨던 것을 국민들에게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이 총리는 국민 여러분이 심판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를 강력히 비난했으나, 자민련이 요청한 이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문제는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이재오
원내총무는 이날 "이 총리 해임안 제출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으나,
이회창 총재의 지시에 따라 나중에 "사실과 다르다"고
번복했다. 이 총재는 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국 전반에 대한 생각을
밝히면서, 이 총리에 대한 해임안이 나라를 불안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으로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론으로 이 총리 교체를 김 대통령에게 건의했던 민주당은 이 총리 잔류
발표 후 태도가 돌변, 전용학 대변인을 통해 "이 총리가 국정의
연속성과 최고위 공직자로서의 책임감 등을 고려, 결단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