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통일부장관의 퇴진문제와 관련해 집권층을 비롯한 일각에서
논점을 이탈한 퇴진 반대논리를 들고 나오고 있다. '햇볕정책을
흠집내려는 의도 ''포용정책의 포기 ''민족의 장래에 악영향 '등이
그것들이다. 그러나 이것은 핵심을 벗어난 논거들이다.

퇴진론자들이 임 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남측 방북단의 평양축전
참가를 앞두고 대북정책 실무책임자로서 그가 당연히 해야 할 조치들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지, 일각에서 내세우는 것과 같은 그런 거창한
이유에서가 아니다.

첫째, 그는 공안당국의 방북 반대의견을 묵살했을 뿐 아니라 그것이
나중에 문제가 되자 법무부가 반대의견을 보낸 사실조차도 부인했다.
이러한 거짓말은 그의 공인으로서의 기본자세를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둘째,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규정한 한총련과 범민련 남측본부의 방북을
편법으로 승인했다는 점이다. 통일부는 이들이 다른 단체 이름으로
'모자 '를 바꿔쓰는 조건으로 방북을 승인했다. 이것은 국법을
가장 준수해야 할 국무위원이 스스로 법을 어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셋째, 당초의 방북불허 방침을 갑자기 변경하는 과정에서 관계당국과
충분한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거나 아니면 권력핵심의 정치적 결정에
그대로 따랐다는 점이다. 아무리 시간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공안당국의
'방북단 전원 방북불허 의견 '에 대해서는 진지한 검토가 있어야
했는데도 그런 흔적을 찾을 수없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번 사태는 '돌출사건 '이 아니라
'예견된 사건 '이라 평가될 수밖에 없다. 이번 일로 많은 국민들은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입었고 남한 내부의 갈등이 심화됐다. 임 장관은
그런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