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에게 '10승'은 각별하다. 타자의 '3할 타율'과 마찬가지로 '좋은 선수와 평범한 선수'를 가르는 기준점. 매시즌 배출되는 '10승 투수'는 불과 10여명 뿐이다.
롯데 박지철(26)이 4년만에 '10승 고지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승리를 추가해 '두자릿수 승수'에 단 1승만을 남겨놨다. 9승7패 1세이브에 방어율은 4.54.
박지철의 8월 캘린더엔 '패배'가 없다. 지난달 27일 부산 두산전 이후 4연승 행진. 신윤호(LG), 임창용(삼성), 손민한(롯데), 최상덕(기아)에 이어 시즌 5번째 '전구단 상대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시즌초엔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 박지철이 없는 거인 선발진은 상상하기 힘들다.
지난 97년 14승을 거두며 팀 마운드를 이끌었던 박지철은 "요즘 부쩍 힘이 붙었다. 솔직히 14승을 거뒀던 97년보다 볼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힘이 붙으면 당연히 마운드에서 당당할 수 밖에 없다. "체력에 문제가 없는 상태라 타자와 승부할 때 도망가지 않고, 힘으로 밀어붙인다"는 박지철은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싸움닭'같은 모습이다.
지난 98년 11월 오른쪽 어깨에 생긴 지방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이듬해인 99년 단 한게임도 출전하지 못한 박지철. 한번 칼을 댄 경험이 있어 벤치에서는 아직도 투구수를 체크하고 있지만 최근의 '파워피칭'을 보면 걱정은 접어둬도 괜찮을 듯.
손민한-염종석과 함께 거인 마운드의 든든한 선발진으로 자리를 잡은 박지철. '10승 복귀'와 함께 노리는 목표는 당연히 꼴찌에서 단독 5위까지 뛰어오른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 스포츠조선 한준규 기자 manb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