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 최대 이슈는 단연 '이종범 태풍'이었다. 팬들의 관심은 온통 이종범에게 집중됐다. 연속안타 행진에 환호했고, 심지어 '기아=이종범'이라고 생각했다. 신드롬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묵묵히 기아의 타선을 이끌어온 선수가 있다. 바로 '젊은 호랑이' 장성호다.

장성호의 요즘 타격 성적은 눈부시다. '바람'에 묻혀 주목받지 못했을 뿐이다.

장성호는 지난 22일 '소리소문없이' 3할 문턱을 넘었다. 27일 현재 타율은 3할4리(12위). 최근 10경기에서 19안타를 몰아쳤고, 13게임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다. 최다안타도 어느새 117개(4위). 무서운 상승세다. 임창용, 손민한 등 각 팀 에이스로부터 홈런 포함 3안타씩을 뽑아낸 점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타점이 부쩍 늘었다. 시즌 중인데도,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타점(99년 62타점)을 훌쩍 넘었다. 71타점으로 이 부문 9위다. 찬스에 강해졌고, 팀 공헌도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이쯤되면 장성호는 "기아에는 나도 있다"고 큰소리칠 만하다. 실제로 장성호는 이종범이 일본으로 떠난 98년 이후 기아의 전신 해태의 '간판'이었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96년 해태에 입단, 이듬해부터 곧바로 주전자리를 꿰찼다. 9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연속 3할 고지를 정복했다.

장성호는 올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그저 그랬다. 2할대 중반을 맴돌았다. 여름이 되면서 방망이에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수직상승하고 있다. 4년 연속 3할을 향해 순항 중이다.

그렇다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팀 성적 때문이다. 기아는 최근 8경기에서 1승7패로 부진했다. 팀 순위도 7위로 떨어졌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더구나 외국인 타자 산토스는 '여름잠'에서 깨어날 줄 모른다. 장성호의 어깨가 무겁다. 그래서 더욱 방망이를 불끈 쥔다.

" 무조건 4강에 올라야지요. 타격감이 좋을 때 내가 '해결사'로 나설 겁니다. 원래 스타는 위기 때 빛나는 법이잖아요." 기아의 4강행 열쇠를 쥐고 있는 장성호의 각오가 예사롭지 않다. 〈 스포츠조선 임정식 기자 dad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