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에서는 한때 '형제구단'간의 승부에 이목이 집중된 적이 있었다. 현대그룹이 분리되기 전의 일이다. 현대중공업이 스폰서를 맡고있던 울산 현대와 현대자동차가 스폰서를 맡고있던 전북 현대의 맞대결. 이 두팀이 경기를 할 때마다 "봐준 것 아니냐", "형제끼리 더 무섭다"는 등 뒷말이 무성했다. 하지만 그룹이 분리된 뒤에는 두 기업간의 연결고리가 사실상 단절되면서 오직 승부에만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프로야구에도 이달초 기아의 창단으로 '형제구단'이 탄생했다. 기아의 구단주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 현대 유니콘스의 구단주인 정몽헌 회장의 친형이다.
형제가 나란히 구단주를 맡고있는 두 팀이 24일부터 수원에서 3연전을 벌인다. 기아 창단후 첫 맞대결이다.
두 구단주는 지난해 '왕자의 난'에 휩싸였던 주인공. 하지만 양 구단은 "지금은 과거의 앙금을 다 풀고 잘 지내고 있다"며 이상한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 것을 주문한다.
'형제대결'을 앞둔 양팀 사령탑도 이번 3연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김재박 현대 감독은 "하나의 게임을 하는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말한다. 김성한 기아 감독도 "승부의 세계에서 뒷 배경을 따져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면서 오직 '실력을 겨루겠다'는 생각이다.
올시즌 전적만 비교해 보면 승부의 무게중심은 현대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는 상태. 현대는 기아의 전신인 해태와 13번 대결해 7승1무5패로 앞섰다. 수원구장에서는 4승2패로 승률이 더 높다.
형제구단간의 대결에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는 하지만, 경기에 패하고도 기분이 좋을 수는 없는 일. 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정몽구,정몽헌 두 형제간의 희비는 엇갈릴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