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항공안전위험국'(2등급)으로 판정받은 지 1주일도 채 안돼,
건설교통부가 '동남아 개도국에 우리의 첨단 항공기술을 전수하겠다'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건교부는 23일부터 2주간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등 동남아 7개국의 항공기술자 13명을 초청,
한국공항공단 산하 항공기술훈련원에서 위성항행시스템 기술을
가르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1인당 600만원인 비용은 한국과
싱가포르가 공동 부담하며, 여기에는 항공료와 숙식 제공은 물론
체재비까지 포함돼 있다.

그러자 건교부 내에서조차 "도대체 누가 누굴 가르친다는 말이냐"는
조소가 일고 있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은 FAA 안전평가에서
당당히 1등급으로 분류돼 있고, 나머지 4개국은 미국으로 직접 취항하지
않고 있어 평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실제로 이번 교육에 2명을 보낼
예정이던 태국(1등급)은 최근 갑자기 파견을 취소했다. 건교부는 "선발
절차가 늦어진 탓으로 안다"고 밝혔지만, '2등급 국가에서 배우기
창피하다'는 생각 때문 아니냐는 지적들이다. 나머지 동남아
항공기술자들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인 '진짜' 이유도 공짜 여행에
돈(체재비)까지 벌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권고와 국가 간 항공기술협력 차원에서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한때 꿈에 부풀었던 ICAO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경력 관리' 차원에서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잘 알지만, 작년부터
국제적으로 추진된 일이니 취소나 연기하긴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