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개월 간격으로 각각 대통령직에 오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Megawati Sukarnoputri)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글로리아 아로요(Gloria Arroyo) 필리핀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첫 만남을 가졌다.

지난달 취임 이후 처음으로 동남아국가연합(ASEAN) 소속 9개국 순방에 나선 메가와티 대통령은 첫 방문국인 필리핀에서 아로요 대통령과 만나 45분간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메가와티의 국빈방문을 하루 앞둔 20일, 자신의 부친인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아로요(Diosdado Macapagal Arroyo) 전 대통령과 메가와티의 부친인 수카르노(Sukarno)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아버지들이 형제지간과 다름없었으므로 우리는 자매처럼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재임 당시 마카파갈과 수차례 필리핀을 방문했던 수카르노는 퉁쿠 압둘 라흐만(Tunku Abdul Rahman) 전 말레이시아 총리와 함께 1967년 ASEAN으로 발전·해체된 동남아시아연합(ASA) 전신(전신)인 ‘마필린도(Maphilindo)’를 창설했다.

54세 동갑내기로 동남아의 단 둘 뿐인 여성 대통령인 이들은 전직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 외에도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선 둘 모두 부통령 위치에서 전임 대통령의 부패 관련 탄핵을 통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이 과정에서 메가와티와 아로요는 공히 군부와 도시 중산층의 지지를 받은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으며, 이에 따라 전임 대통령 권력 기반인 이슬람 세력과 농촌·도시 빈민층의 불만을 해소시켜야 할 과제를 각자 안고 있다. 공교롭게도 현재 두 대통령의 남편들이 뇌물 등 부패 혐의로 궁지에 몰려 있다는 달갑지 않은 공통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