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유휴지 개발 특혜의혹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둘러싼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또다른 관계자가
이상호 전 인천공항공사 개발사업단장과 여러 차례 통화를 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민정수석 산하 사정비서관실의 신모 행정관이 개발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재평가 작업이 이뤄진 7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이 전 단장과 통화를 했다는 것이다.
청와대측은 이에 대해 "사업자 선정과정에 뒷말이 많아 민정수석실의
공식업무 차원에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전화를 건 것이며,청탁이나
압력은 없었다 "고 해명하고 있다.우리는 이같은 청와대측의 주장이
맞는지 그른지 판단할 근거가 없다.
그러나 청와대측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몇 가지 문제는 남는다.
우선 별도의 목적없이 오로지 순수한 업무파악 차원에서 전화를 걸었다
해도 청와대의 전화를 받은 사람으로서는 이를 달리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굳이 특정업체를 거론하거나 암시하지 않더라도 최고 권력기관인
청와대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갖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결과적으로
무언(無言)의 압력이 될 수 있다.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권력층의
'의중(意中)'을 살펴 '알아서 기는 '경우가 적지않으며,청와대의
단순한 '관심 '표명만으로도 음으로 양으로 사건의 전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여전한 한국적 현실이다. 왜 굳이 청와대 관계자가
직접 전화를 걸었어야 했느냐는 점도 의문이다.정보수집이 민정수석실의
중요 기능 중 하나라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는다.그러나 사업자
선정과정에 의혹이 있다면 먼저 관련부처인 건설교통부가 정황파악에
나서게 하거나 경찰이나 검찰이 정보수집 또는 수사에 착수하는 것이
순리다.사업자 선정작업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최고 권부(權府)가
행정적 계통을 벗어나 직접 사태파악에 나선 것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행동이다.뿐만 아니라 이는 우리 행정이 아직도 전근대적인
구태(舊態)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새롭게 드러난 민정수석실 관계자의 전화통화건이 굳이 어떤
'의혹 '으로 비화할 소지가 있는지 없는지는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사건이 청와대 공직자들의 행동수칙에 중대한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무슨 사건이 터질 때마다 권력의 중추에 의혹의 눈길을
불러오는 구태는 이제 그만 답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