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언론사태 국정조사 특위 첫 회의에서 한나라당 고흥길 간사,김태식 위원장,민주당 설훈,자민련 정진석 간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br><a href=mailto:kiwiyi@chosun.com>/이기원기자 <

여야 영수회담 되나, 안 되나?

김대중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제의하고 한나라당이 즉각
긍정적인 답신을 보냈던 영수회담이 '안동선 발언'이란
돌부리에 걸려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안 최고위원의 사퇴 발표 직후 "이렇게 굴욕적으로 해야
하나"(노무현 상임고문) 등의 발언으로 아우성이었고, 한나라당
김기배 사무총장은 "지금 하는 짓을 보면 여당이 영수회담 할
생각이 없다고 판단된다. 없었던 걸로 하는 게 좋겠다"고 말하는
분위기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안동선 발언'은 영수회담 좌초위기의 계기였을
뿐, 뿌리는 더 깊은 곳에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회담 자체를
둘러싼 여야의 이해득실 계산이 본질적 문제라는 것이다.

여권의 경우 반드시 회담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크게 손해볼 것은 없다는
계산이다. 회담 제의 자체를 통해 언론 사태 이후 형성된 강경 이미지를
완화시키는 효과를 거뒀으며, 실제 마주앉으면 야당에 별달리 줄 선물도
없이 비판만 들어야 할 입장이다. 영수회담을 추진하면서도
이회창 총재에 대한 비난이 간헐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생각이 여권 내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경우도 '지금이 회담을 할 때냐'는 논란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열린 총재특보단 회의에서도 회담 반대파와 찬성파 사이에
격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고민은 '정권이 야당을
죽이기 위한 전 단계로 비판 언론을 죽이고 있는데, 한가하게 대화를 할
때냐'는 판단과 '정쟁에 지친 국민들에게 대화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현실 사이에서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여야가 여론의 시선을 염두에 두고 득실 계산을 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도 먼저 회담 테이블을 걷어찰 것 같지는 않다. 여기에 영수회담
성사의 작은 가능성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