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낮게 책정된 쓰레기봉투 가격을 현실화해야한다."
"물가 인상을 일으키며, 원가 산정도 잘못됐다."
작년말 수원시가 쓰레기봉투값을 평균 117% 올린데 이어, 최근 시흥시가
평균 40%를 올리면서 쓰레기봉투값의 적정선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남양주와 오산에서도 각각 20%와 10~15% 인상을 추진한 바 있으며, 고양
부천 평택 광주 등도 최고 50%까지 가격을 올리겠다는 계획안을 작년말
경기도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5월 정부가 '하반기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겠다'고 밝히면서,
평택·남양주·오산 등은 쓰레기봉투값 인상안을 유보한 상태다.
쓰레기봉투 가격 인상을 추진중인 시·군은 가격 현실화가 '오염자
부담원칙'에 맞을 뿐 아니라, '쓰레기 처리비 자립도(규격봉투
판매금액/생활폐기물 처리비용×100)'를 높여 지방 재정을 튼튼히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입장이다. 실제 전국 시·군·구의 평균 '쓰레기
처리비 자립도'는 96년 23.4%에서 97년 20.2%, 98년 20.1%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감사원의 작년 5월 감사결과에서도 "쓰레기종량제
봉투가격을 현실화해 지방재정 확충에 기여하도록 지도·감독에 철저를
기하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한쪽은 '가격을
현실화하라'고 하고, 다른 한쪽은 '올리면 안된다'는 꼴"이라며
"쓰레기 처리비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택·남양주·오산 등 가격 인상을 계획했던 다른 시·군은 현재
인상을 유보중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하반기중 봉투값을 인상한다는
계획안을 갖고 있지만,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억제' 방침 때문에
추진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자립도를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으로 매년 점진적 인상을 추진했으나, 지금은 환경부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주시는 "9월말 구리소각로가
준공돼 적합한 봉투 제작 등으로 20% 정도 인상을 계획했다"며 "현재는
유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산시는 당초 봉투값 인상을 추진했으나
"환경부의 지침이 바뀐 것으로 안다"며 발뺌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5월 환경부·지자체와 협의해 그동안 요금 인상을
부추긴 '쓰레기 봉투 자립도 계획'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각 시·군의 쓰레기 봉투 가격에 대한 원가 분석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정확한 원가계산의 근거를 공개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생활폐기물 처리비용 외에 쓰레기봉투 원가 산정과 무관한
음식물이나 재활용 쓰레기 처리비용까지 포함됐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쓰레기 봉투값 현실화'와 '물가 인상 요인 억제' 사이에
정부 정책이 원칙없이 흔들리고 있다는데는 지자체나 시민단체 모두
비판적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 전체 쓰레기 봉투 자립도가 28%선에
머물고 있다"며 "봉투값 인상으로 자립도를 올린다는 당초 계획이
'여론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유보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수원환경운동센터 김충관 사무국장은 "당초 종량제를
실시하면서 합의했던 '쓰레기 봉투값 현실화'가 정치적 논리에 따라
'단계적 현실화'나 '유보'로 점차 미뤄지고 있다"며 "가격
인상이나 유보와 같은 문제뿐 아니라 쓰레기 재활용과 감량에도 투자를
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