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두 '코리안 특급'의 희비가 갑자기 엇갈리고
있다.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공엔 힘이 실린 반면,
박찬호(28·LA 다저스)의 투구는 왠지 불안해 보인다.
'핵잠수함' 김병현은 다이아몬드백스의 마무리로 자리를 굳혔다. 밥
브렌리 감독이 지난달 말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새 마무리투수 보강을
하지 않으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데 대해 성적으로 보답하고 있다.
최근 3세이브를 올려 팀 9연승에 톡톡히 한몫 했다. 덕분에 이달 초 한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까지 떨어졌던 팀 순위가 내셔널리그 전체
선두로 올라섰다. 인기도 상한가다.
지난주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서
2타점을 올린 뒤 지역신문에 한국 고교선수 시절 타격왕을 네 번 했다는
기사가 나오자 동료들은 김병현의 라커 앞에 은종이로 싼 방망이 네 개를
갖다 놓으며 축하하기도 했다. 홈 팬들도 내로라하는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삼진박사'(현재 103개)에 열광한다.
포스트시즌은 물론, 월드시리즈 진출도 문제없을 듯한 분위기다.
그러나 '올스타' 박찬호는 요즘 미국 진출 이후 가장 큰 시련을 겪고
있다. 20승 도전에 의욕을 보였던 시즌 초반 기세는 간 데 없다. 오히려
최근 다저스가 연패에 빠지며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워지자 '화풀이
대상'이 돼 버렸다.
박찬호의 올스타전 이후 성적은 3승4패(방어율
3.56). 빈약한 타선 지원 등을 고려하면 결코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전담 포수문제로 지역 언론의 도마에 오르는가 하면, 확실한 해결사
노릇을 못해 짐 트레이시 감독 등 코칭스태프로부터도 비난을 받고 있다.
20일 뉴욕 메츠전 이후엔 "할 말이 없다"며 처음으로 인터뷰까지
거절할 만큼 상처를 입었다.
좋지 않은 허리마저 '정통파 투구'에
장애로 작용한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로 풀리지만
이대로라면 기대했던 연봉 2000만달러는 어렵다. 몸값 협상이 원만치
않으면 다저스를 떠나야 할 수도 있다. 남은 7~8경기에서 최대한 승수를
늘리는 일이 급선무다.
■박찬호 - 김병현 비교(21일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