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로 세력확장…경제-군사 `종주국' 꿈 ##
아시아에 중국의 그림자가 커지고 있다. 연간 7%가 넘는 높은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중국은 세계 3위의 군사력을 착실히 증강하면서,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 대한 작전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등 인도차이나 반도에 대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남진 팽창'은 아시아의 세력균형을 흔들고 있다. 이미
미·일의 군사동맹이 강화되고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이 구체화되며,
일본 인도 등 주변 강대국도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필연적으로 한반도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 변화하는 중국의 군사 전략
최근 중국의 군사전략은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변화가 나타난다. 첫째는
무기·장비의 개선을 통한 '원거리 작전 능력'의 강화다. 2000년 중국
국방백서에 따르면, 중국은 1998년 장쩌민 주석의 공약에 따라 3년간
무려 150만명의 병력을 감축하는 대신, 신무기 도입과 하이테크 전력
강화에 돈을 쏟아부었다. 특히 러시아로부터 미그기와 핵잠수함,
구축함 등을 도입, 공군의 작전범위를 남사군도까지 미치는
2000㎞로 넓혔고, 해군의 작전개념을 '원양해군'으로 전환했다.
1995년 다롄에 항공모함 건조를 위한 도크도 완공했다.
둘째는 남동 해안지역에서의 군사력 증강과 군사훈련 강화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밀리터리 밸런스' 2000년 판에 따르면,
중국은 96년 이후 대만의 대안에 동펑-15, 동펑-11, 동펑-21
등 중거리 미사일 150~200기를 집중 배치했다. 또 사정거리 8000㎞의
동펑-31도 개발중이다. 아울러 발해만 부근에서 행해지던 군사훈련을
축소하는 대신, 광둥군구와 난징군구가 참여하는 남동부의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 푸지엔성에서 시작된 훈련은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중국 군사전략의 변화는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자국 선박의
해상수송로(sea-lane)를 확보하고, 남중국해에 매장된 석유 등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목적 외에, 동남아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내포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발생한
하이난다오 군용기 충돌사건은 중국의 대미 견제 과정에서 발생한
상징적 사건이라고 군사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중국의 남진 움직임
중국 남부 윈난성과 광시성 장족자치구에 접한 미얀마 베트남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등 5개국의 북부지역은 최근 수년 사이 중국의 상품과
자본이 밀려들면서 또 하나의 '중화 경제권'으로 변해가고 있다.
중국은 이들 국가에 무기·장비 혹은 경제적 지원을 통해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가장 눈에 띄는 나라는 미얀마이다. IISS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1990년대에 탱크, 지대공 미사일,
전투기, 헬리콥터 등 10억~20억달러 어치의 무기와 장비를 공급했다.
1993년부터 석유 순수입국으로 바뀐 중국은 미얀마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인도양으로의 통로를 확보하고 미국과 인도를 견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은 한때의 교전국이었던 베트남을 우방국으로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미국 일방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막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베트남과 철도운행을 재개하고 육상국경조약 및
영해획정협정을 체결했으며, 2000년 한 해에 양국 정부간 300여회에
달하는 인적교류를 실현했다.
중국은 캄보디아에도 1997년 이후 2억4000만 달러의 '조건없는'
경제지원을 통해 관계개선의 물꼬를 텄으며, 라오스 및 베트남과도
경제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 국제정치적 배경과 중국의 이해
중국의 팽창 움직임은 냉전종결 이후 동남아 지역에 형성된 힘의 공백과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군사력 증강사업의 퇴조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동구 공산권 해체 이후 러시아는 극동 주둔군을 대폭 삭감, 영향력이
약화된 반면, 중국은 러시아와 국경 분쟁 등을 비롯한 현안들을 해결,
남쪽으로 시선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동남아 지역은 2000만 화교들이 사는 '소중화경제권'으로서
중국과 경제적 이해가 깊은 데다, 인도차이나 변경의 안정은 중국내
소수민족 분리독립 움직임을 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중국의 동남아 접근과 군사전략의 변화를 바라보는 주변국의
시선은 곱지 않다.
( 북경=여시동특파원 sdyeo@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