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다가 신문을 보고 식탁을 뒤집을 뻔 했어요. 그 리그에서 뛰고 싶더라니까요."

애리조나의 간판타자 루이스 곤잘레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간) 기자들에게 이렇게 떠들었다. 다름이 아니라 김병현(22)이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때린 뒤 신문에 난 그의 멘트를 두고 하는 말. 김병현이 지난 18일 시카고 커브스전에서 안타로 타점을 올린 뒤 실린 "고교시절 4번 타격왕에 올랐었다"는 기사가 문제의 내용이었다.

이 기사가 나간 뒤 곤잘레스 뿐 아니라 애리조나 벤치가 발칵 뒤집혔다. 물론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 커트 실링은 김병현의 라커에 은박지로 싸인 배트 4개를 갖다 놓고 '8세때 챔피언시리즈에서 타격왕', '티(T)볼 레이스 타격왕' 등의 농담을 써놓았다. 은박지는 투수 타격왕에게 주는 '실버 슬러거상'을 의미한 것이라고. 또 동료들은 김병현의 첫 안타 사진에다 '이치로? 한국에서 4번의 타격왕을 했던 김병현이 바다를 건너와서 5번째 타이틀에 도전한다'는 우스갯말을 적어놓기도 했다.

한술 더떠 '코미디언'으로 불리는 곤잘레스는 "기사를 본 뒤 모두 라커룸에서 BK가 오기만 기다렸다. 우리는 BK가 뛰었던 리그가 어딘지 알고 싶다. 진짜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선수가 많다"는 등 포문을 열고 있다. 미국 기자들도 봅 브랜리 감독에게 "'타격왕 출신(?)' 김병현을 대타로 쓸 용의가 있느냐"는 농담섞인 질문을 하고, 브랜리 감독은 "BK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이 드러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맞받아치고 있다.

이 상황에 대해 김병현은 "타격왕은 아니고 전국대회에서 3∼4번 타격타이틀을 딴 적이 있다. 그게 정확히 영어로 전달이 안된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김병현의 기억으로는 "광주일고 1년때 무등기 타격 3위와 대붕기 타격왕, 3년때 대통령배 최다안타상을 탄 것 같다"고 한다.

어쨌든 지금 애리조나는 김병현의 발언 하나로 들썩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