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 대축전’ 행사에 참가한 남측 방북단이 통일연대측의 돌출행동을 문제삼고 있는 데 대해, 통일연대측은 18일 연방제를 불온시해선 안 되며,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통일탑)’ 행사 참석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서 남남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 증폭되는 방북단의 내분

8·15 통일대축전 행사에 참가한 남측 방북단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측은 방북단의 통일연대측이 통일탑 행사에 참석한 이후 행사 참석을 종용한 북한측에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을 지난 17일 냈다.

그러나 이 성명이 나오자 통일연대측은 18일 “통일연대 입장과는 무관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통일연대측은 당초 정부가 ‘통일탑’이란 장소를 문제삼은 것부터 ‘반통일적 행위’로 규탄했다.

연방제도 6·15 공동선언에서 낮은단계 연방제와 연합제안의 공통점을 인정하는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했으므로 불온시할 수 없고, 통일탑 행사 참석은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에 대해선 통일탑 행사 참석자에 대한 사법처리에 앞서 국가보안법부터 철폐하라고 했다.

통일연대는 지난 3월 ‘6·15 공동선언 이행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전국연합과 범민련, 한총련,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한국노총, 경실련 통일협회 등 30여개 단체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권영길(민주노동당) 단병호(민주노총) 이남순(한국노총) 이종린(범민련) 홍근수 문규현씨 등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 만경대 방명록 파문

방북단 집행부(통일대축전 남측 추진본부)는 통일연대 소속 K씨가 김일성 생가를 방문, 방명록에 ‘만경대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고 쓴 게 파문을 일으키자, 18일 밤부터 19일 새벽까지 사태 해결책을 논의, 이번 일은 일단 글쓴 사람의 개인적인 일로 간주하고, 당사자가 해명하는 선에서 마무리짓기로 의견을 모았다.

K씨는 “대표단에 누를 끼치게 된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밝혔다고 집행부가 전했다. 그는 그러나 “서울에 돌아가 자세하게 해명할 기회를 갖겠다”며 현지에서 기자들을 만나지는 않았다. K씨 외에 방명록에 ‘역사의 자취를 목격했습니다’, ‘노동자계급 앞장서 조국의 자주적 통일 앞당기자’, ‘전민족 대단결로 조국통일 이룩하자’고 쓴 인사들이 누구인지는 19일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방북단의 상당수 인사들은 K씨의 행동에 대해 “돌출행동이자 객기”(경실련 통일협회 서동만 정책위원장), “생각이야 자유이지만 사려깊지 못한 행동”(민화협의 한 인사), “남북 민간교류를 원천적으로 어렵게 만들었다”(이병웅 민화협 공동의장)는 등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통일연대의 김동호 ‘전국연합’ 문예위원장은 “방명록에 그런 글을 남긴 것이 정말 주체사상을 받아들인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경외하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파문은 통일문제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물론, 현행법마저 무시하는 인사들까지 정부가 서둘러 방북 승인을 했다는 점에서 ‘예고된 사고’라는 평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