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연예가 단골메뉴 중 하나가 바로 '귀신'이다. 촬영장
이곳저곳에서 귀신이 나타나고 진짜로 귀신을 봤거나 귀신소리를
들었다는 연예인들도 한둘이 아닌데 특히 잘나가는 프로나 톱스타들에게
더 많다.
KBS '명성왕후'에서 열연하고 있는 이미연은 아예 '명성황후의 귀신이
씌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한달내내 몸살과 고열로 아픈 가운데서도
경지에 다다른 '신들린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그에 대한 또다른
극찬일까? 아니면 지난번 뮤지컬 '명성황후' 무대에 나타나 스태프들을
혼비백산하게 한 그 귀신이 정말로 이미연을 '전방지원'하고 있는
것일까? 알길은 없지만 경쟁 사극 '여인천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31일 방송에 난데없이 화면에 나오지 않은 여자 웃음소리가
흘러나왔고, 소복 입은 여자의 손목을 봤다는 주장이 네티즌들에 의해
담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제기됐다.
그룹 신화도, 4집 앨범에서 귀신 소리가 들린다는 말이 나온다. 한
수록곡에 여자 신음소리와 "엄마~" 하는 귀신소리가 들린다는 것. 지난
번 성황리에 끝난 g.o.d 콘서트에서는 '할머니 귀신'이 팬들이 찍은
사진에 잡혀 화제가 되었고, 이승환의 뮤직 비디오에는 '지하철
귀신'의 모습이 생생하게 잡혀 이제 소문 수준을 지나 거의 '전설'로
굳어져가고 있다고 한다. '샤크라'의 려원도 녹음하던 헤드폰에서 귀신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는데, 이밖에도 이승환, 김민종, 김원준
등 고참으로부터 신인 김성집에 이르기까지 귀신을 보았거나 들었다는
가수는 수두룩하다.
귀신이 이렇게 인기(?)다 보니 방송가도 귀신이 화제다. SBS '초특급
일요일만세'는 아예 귀신과 한판 승부를 펼치는 '조용한 가족'이라는
공포체험 코너를 만들어 일찌감치 '귀신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다. KBS
'VJ 특공대'는 지난 달 HOT와 조성모 등 소위 '대박 가수'들이
녹음했을 때 귀신이 나타났다는 한 녹음 스튜디오에 취재해 방송했으며,
십대 드라마 '학교4'도 얼마전 납량특집 한편을 기획했는데, 야외촬영
도중 정말로 화장실 등에 귀신이 나타나 여자 연기자들이 촬영 내내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촬영장 귀신, 녹음실 귀신, 무대 귀신, 분장실 귀신 등 왜 이렇게
연예계는 귀신이 판을 치는가? 몇몇 연예관계자들에게 물어봤더니
연예인들이 너무 피곤해 '헛것'을 보는 경우가 많거나, 아니면
이바닥에서 뜨지 못하고 죽은 수많은 영혼들이 연예가를 맴돌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귀신이 나타나면 대박'이라는 속설을 이용해
귀신소동을 홍보전략으로 내세우는, 정말 '귀신 뺨치는' 매니저들까지
출몰한다는 우리 연예계. 꿈속에서까지 작품만 생각한다는 '선수'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귀신이라도 되고 싶은 많은 연예인들의 간절한
바램 때문은 아닐까? (백현락ㆍ방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