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개혁을 추진중인 미국의 부시행정부가 21세기 미군의 적정규모
결정을 둘러싸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Rumsfeld) 국방장관은 9월 의회에 제출할 예정인
'4개년 국방 재검토(QDR)' 작성을 앞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그가 7일 소집한 국방부 수뇌부 회의에서는 군 규모와 관련, 상반되는
두가지 안이 제출됐다.
민간측에서는 육군 10개 사단중 2.8개 사단 5만6000명, 해군 1~2개
항공모함 전단, 공군 16개 전투비행중대 감축 등 미군을 10% 가까이
줄이는 안을 내놓은 반면, 합참측에서는 전세계에서 미국의 국익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140만명 군대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9일, 양측의 의견이 이처럼 다른 것은 단기적으로
미국이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정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민간지휘부가 합참에 비해 낙관적이라고 분석했다.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끝난 이 회의에서 럼스펠드 장관은 6개의 과제를
'고위 재검토 그룹'에 넘겼다. 뉴욕타임스는 9일 이와 관련, 럼스펠드
장관이 아시아 주둔군 증원의 실익, 유럽에서 전투력 감축의 위험성,
1개의 주요 전쟁을 수행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미국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적정한 군대 규모의 측정 방식 등을 따졌다고 보도했다.
폴 울포위츠(Wolfowitz) 국방부 부장관은 8일 마련된 언론 브리핑에서
"군대 규모 결정은 우리가 하는 일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며 "그
문제에 답변하기는 솔직히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동석했던 리처드
마이어스(Myers) 합참 부의장은 군대규모를 둘러싼 갈등과 관련,
"열정적 논쟁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군이 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면서 "이를 민간대 군인간의 분열로 몰고가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해명했다.
미 국방부가 군대 규모를 놓고 머리를 싸매는 이유는 예산 때문이다.
향후 10년간 1조3500억원의 대규모 감세안이 집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사일 방어 등 군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감군을 통해 예산을
절약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지만, 사실상 세계의 경찰국가로 군림하는
미군 내에서는 섣부른 감군에 대한 반론이 만만치 않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60명의 의원중 34명은 지난
주에 럼즈펠드 장관에게 감군을 경고하는 서한을 보냈다. 자기
선거구에서 군 부대들이 축소되면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