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22·벨기에 안더레흐트)이 출전만 해도 영광인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나가 득점까지 올리며 한국 축구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유럽축구연맹(UEFA)컵을 두 차례 안았지만, 각국 리그 우승팀과
상위권팀만 출전기회가 있는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뛰지 못했다.
설기현은 9일(한국시각) 스웨덴에서 열린 할름슈타트와의 2001·2002
유럽 챔피언스리그 3라운드 원정경기에 출전해 0―1로 뒤진 후반 11분
동점골을 뽑아냈고, 팀은 3대2로 역전승했다.
빗속에 열린 이날 경기에 선발 출장한 설기현은 전반에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팀은 전반 13분 할름슈타트의 스벤손에게 선제골을 내줘
0―1 로 끌려갔다. 후반 11분 설기현은 마크 헨드릭스의 측면 센터링을
문전으로 쇄도하며 헤딩, 동점골을 뽑아내 역전의 계기를 만들었고 37분
교체될 때까지 공격을 주도했다. 안더레흐트는 이후 한 골씩 주고받는
접전 끝에 후반 38분 이비차 모르나르의 결승골로 승리했다.
안더레흐트는 22일 홈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본선진출이 유력하다.
앤트워프에서 뛰던 설기현은 2000 벨기에 리그 우승팀인 안더레흐트로
이적하며 '꿈의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설기현은 "비가 온 데다 상대수비가 거칠어 힘들었지만 한 번의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해 기쁘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12일 전 소속팀
앤트워프를 상대로 벨기에 리그 개막전을 치른 뒤 네덜란드에서 한국
대표팀 전지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 예선경기는 수퍼스타 히바우두가
해트트릭을 기록한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폴란드 비슬라 크라코프를
4대3으로, 마이클 오언이 해트트릭을 뽑아낸 잉글랜드의 리버풀은
핀란드의 FC하카를 5대0으로 각각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