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미치겠습니다.”

씨름 한라급을 호령하는 모제욱은 요즘 번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의
고민은 지난 5월 소속팀 지한건설이 해체되면서 시작됐다. 팀이 없어져
다른 팀으로 이적을 시도했으나 연맹은 "너 같은 스타가 빠져버리면
인수팀이 나오기 힘들다"는 논리로 그의 발을 묶었다. 그러나 팀 창단은
3개월째 감감 무소식이다.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생각한 모제욱은
"이제는 다른 팀으로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연맹은 역시
"조금만 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는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도 다
까먹어 하루하루가 힘들다"며 긴 한숨을 쉬었다.

전 지한건설 소속의 선수들도 갑갑하기는 마찬가지다. 몇몇 선수는
"차라리 씨름을 그만두겠다"며 운동을 아예 하지 않는 선수까지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연맹은 더위 먹은 듯 아무런 해답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자유계약으로 공시해 다른 팀으로 옮겨 버리면 팀 창단을 하려고
해도 선수가 없어 못한다"는 명분만 내세워 선수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

이 와중에 팀 창단을 위해 발 벗고 뛰어도 시원찮을 몇몇 이사는
'본업'은 제쳐두고 연맹의 업무 관여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이들은
"구시대 인물"이라는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엄삼탁 총재가 "팀
창단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인물"이라며 영입한 이사들이다.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받자 K모 이사는 "팀을 만드는 일은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발뺌까지 하고 있다. 뜻있는 씨름관계자들은 "선수들의
권익을 외면한 연맹에 정이 떨어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