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사람들은 20세기 충격으로 다음 세가지를 꼽는다고 한다.

▲2차대전서 독일에 점령당한 것 ▲1953년 대홍수 ▲1974년 서독월드컵 결승에서 당한 역전패가 바로 그것이다.

1차대전 당시 중립을 지킨 네덜란드는 2차대전서 1주일만에 독일군에게 점령을 당했다. 자신들의 언어가 독일어나 영어의 뿌리이기 때문에 독일을 한참 아래로 봐 온 네덜란드인들로선 2주일만에 백기를 내걸었으니 그 참담함이 오죽했으랴.

또 한국의 3분의1 크기인 네덜란드는 전통적으로 바다를 메워 국토로 사용해 온 민족이다. '하느님이 지구를 창조했지만 네덜란드는 우리가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물관리에 관한 한 세계 최고를 자부해왔는데 1953년 대홍수는 그들의 상상을 벗어난 재앙이었다.

축구 열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네덜란드는 월드컵에서 두차례 준우승만 했을 뿐 우승 트로피를 만져보지 못했다.

74년 서독월드컵에서 요한 크라이프 등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한 네덜란드는 전원공격, 전원 수비를 내세운 토털사커로 바람을 일으켰다. 당시 홈팀 서독과 결승서 맞붙은 네덜란드는 네스켄스의 페널티킥으로 선취골을 따냈고, 서독은 경기 시작 이후 처음 볼을 만진 선수가 GK였을 정도로 꼼짝 못했다. 그러나 자만한 네덜란드는 추가골을 넣을 생각은 하지 않고 이후 동료들과 볼을 돌리고 다양한 패턴플레이를 보여주는 데 재미를 들이다 결국 폴 브라이트너와 게르트 뮐러에게 연속골을 내줘 무릎을 꿇었다.

당시 네덜란드는 월드컵 결승에서의 패배로 전후 처음 출산율이 떨어지고 자살이 늘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됐다. 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 결승서도 연장전 끝에 아르헨티나에 1대3으로 졌다.

전문가들은 네덜란드의 연속 준우승에 대해 "국민성이 너무 자유분방한 나머지 애국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점에서 독일과 대조적"이라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