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의 게자헹 아베라(23)가 세계 마라톤계의 새로운 황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보스턴마라톤 2위에 이어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가 4일(한국시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벌어진 제8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12분42초의 기록으로 우승, '아베라 시대'를 활짝 열었다.
무엇보다도 세계육상선수권과 올림픽의 타이틀을 모두 차지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는 점에서 그의 금메달은 더욱 빛을 발한다.
하지만 아베라 우승의 진정한 가치는 '화려한 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림픽에서 상종가를 친 그는 각종 국제대회로부터 높은 개런티가 보장된 초청장을 숱하게 받았으나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작년 12월 후쿠오카마라톤 5위, 지난 4월 보스턴마라톤 15위. 특히 보스턴에서는 2시간17분04초의 형편없는 기록으로 기나긴 슬럼프까지 예고했다.
하지만 오로지 훈련, 또 훈련으로 매진한 그 앞에 더 이상 내리막은 없었다.
64년 도쿄대회를 시작으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맨발의 황제' 아베베에 이어 32년 만에 에티오피아에 올림픽 금메달을 안기며 '제2의 아베베'란 칭호를 얻은 아베라. 세계의 철각들은 당분간 그의 독주를 막기 어려울 듯하다.
은메달은 아베라와 막판까지 선두다툼을 벌였던 사이먼 비워트(케냐ㆍ2시간12분43초)가, 동메달은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발디니(2시간13분18초)가 각각 차지했다.
한편, 금메달 획득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이봉주(31ㆍ삼성전자)는 31km지점에서 기권했으며 정봉수 감독의 '유작' 임진수(23ㆍ코오롱)는 2시간23분16초로 22위에 올랐고, 김이용(상무)은 54위(2시간33분28초)에 머물렀다.
〈최재성 기자 kka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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