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KBS2TV 밤 10시35분. 2000년 여름은 한국 공포영화가 무려 5편이나
개봉되며 이상 열기를 빚은 계절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는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거의 주목받지 못한 채 참패를 기록했다. 이중 '가위'는
흥행에 성공한 유일한 작품. '상대적인 측면'에서 볼 때 다른 네
작품보다는 만듦새가 한결 나은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대중적 강점은 캐스팅에 있다. 유지태 정준 하지원 김규리 최정윤 등
젊고 예쁜 배우들을 대거 끌어모았다. 하지만 이들의 연기력은
대체적으로 실망스런 수준. 영화 속 회상으로 펼쳐지는 과거
이야기에서는 심리적 공포를 중시하는 '링' 같은 일본 공포영화의
영향이 엿보이기도 한다. 눈알이 빠지는 것 같은 잔혹 묘사도 종종
등장하는데 텔레비전에서는 어떻게 방영될지 궁금해진다. 선애는 어느날
혜진을 찾아와 2년전 자살한 대학시절 동아리 멤버 경아가 자신의 뒤를
좇고 있다고 호소한다. 이젠 변호사가 된 정욱과 폐차장 막일꾼이 된
현준을 비롯한 다른 멤버들도 2년전에 있었던 비밀을 떠올리며
불안해한다. 감독 안병기. 상영시간 97분. ★★☆

■앨리스는 더이상 여기 살지 않는다

EBS TV 밤 10시10분. 평범한 가정 주부 앨리스는 건달이었던 남편이 죽자
어린시절부터의 꿈인 가수가 되기 위해 뒤늦게 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간신히 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앨리스는
벤을 알게 되지만 그의 폭력성을 알게 되자 몰래 도망친다. 거장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이력에서 이 작품은 무척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갱스터 영화들을 위시해 강렬한 남성의 세계를 주로 그려온 스콜세지가
여성문제에 파고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엘런 버스틴의 연기가 뛰어나고,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앨리스의 동료로 인상깊은 모습을 보여준 다이앤
래드도 호연했다. 열살 무렵의 조디 포스터도 나온다. 원제 Alice
Doesn't Live Here Any More. 주연 엘런 버스틴,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하비 카이텔. 상영시간 112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