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이 즐겁고 뜨거운 바람이 반가운 선수들이 있다. 남들은 더위로
헉헉대지만 오히려 언제 찬바람이 불까 근심이다. 바로 7월의 폭염을
만끽하는 '여름 사나이'들이다.

프로야구 두산의 간판타자 김동주는 여름나기가 힘겹다는 동료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지난 5월 26일 부산 롯데전에서 왼쪽 발목을 다친
이후 두 달여 개점휴업 상태였던 김동주는 최근 스타팅으로 복귀한
3경기서 11타수6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타율은 무려 5할4푼5리.
스윙하는 배트 끝에서 찬바람이 쌩쌩 나올 정도이니 무더위가 두려울 리
없다. 두 달 동안 충분히 쉬어 체력도 비축했으니 남은 것은 간판 스타의
명예회복뿐이다.

물론 아직은 왼쪽 발목이 시큰시큰한 것이 사실. 특히 수비를 할 때나
누상에 나갔을 때처럼 순간동작이 필요한 때에는 여전히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잃었던 타격감이 짜릿하게 돌아오는 느낌이 훨씬 반갑다.

여름을 즐기는 것은 현대 전준호도 마찬가지. 후반기 4경기서
13타수7안타(0.538)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덕분에 올시즌 타율도
급상승, 25일 현재 3할3푼5리로 팀내 1위, 전체 6위에 올라 있다.
전준호는 체질적으로 6~7월에 강한 스타일. 타율이 올라가면서
'전공'인 도루 개수 늘리기도 한층 수월해졌다. 지난 11일 수원
롯데전서 통산 372도루를 성공시켜 한국 야구 사상 개인통산 최다기록을
갈아치운 전준호는 24일, 25일 LG전에서 3개를 추가했다. 그는 "서늘한
9월 바람이 불어오면 타격감도 떨어진다"면서 "잘맞는 여름에 많이 쳐
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5경기 타율을 기준으로 보면 롯데 호세(0.500), 해태
장성호(0.636), LG김재현(0.412)도 불볕을 사랑하는 여름 사나이로 부를
만하다. 투수 중에서는 11승으로 다승 1위에 오른 LG 신윤호, 이달에만
두 차례의 완투승을 거둔 해태 최상덕 등을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