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골드! 재팬!(Go! Gold! Japan!)’
결승을 앞둔 저녁, 후쿠오카 마린 메세 수영장 중앙에 걸린 대형 화면엔
이런 문구가 자주 뜬다. 사회자가 선창하며 분위기를 띄우면 관중도 함께
'금메달 주문'을 외쳐댄다. '최강 군단'이라는 제 자랑에 걸맞게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잘하고 있으니 신날 만하다.
일본은 대회 초반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에서 '비원의 세계대회 1호
금메달'을 포함, 금·은·동을 가져간 데 이어 '불모지'였던 남녀
다이빙에서도 메달(3위) 하나씩을 땄다. 물론 심판이 결과를 좌우하는
종목들이라 안방 이점이 먹혔다고 칠 수 있겠다.
하지만 일본의 약진은 기록경기인 경영에서 더 두드러진다. 웬만한
준결승·결승엔 일장기가 보인다. 특히 시드니올림픽 때 여자(은 4·동
2)에게 밀렸던 남자가 어깨를 펴고 있다. 벌써 대회신기록 둘,
아시아신기록 일곱, 아시아 타이기록 하나를 새로 등록했다. 야마노이
도미히토(24)는 23일 자유형 50m에서 세계대회 사상 아시아인으론 처음
입상(공동 3위)했다.
새 역사를 쓴 소감은 "일본인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기쁘다"였다. 장거리인 자유형 800m선 후지타 순이치(19)가 마의
8분 벽을 깨며 결승에 진출, 이언 소프(19·호주) 등 초일류들과
맞대결했다. 3300여 클럽 선수 2만여명 가운데 재목을 추린 일본에는 더
이상 '동양인이라 안 되는 종목'이 없어졌다는 느낌이다. 90년대 세계
여자수영을 지배했던 중국도 약물 파동에 휘말려 한동안 무대 뒤편으로
사라졌다가 세대교체에 성공, 일찌감치 우승자를 배출했다. 최강
다이빙은 매일 메달을 훑어간다. 등록선수 1800여명을 가지고 세계 7위
한 번 해본 게 전부인 우리로선 부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