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구 2억8140여만명(2000년4월1일 현재) 가운데 이민자 수는 약
3000만명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고, 이 가운데 850만명이 불법이민자로
추산된다고, 미국의 일간지 USA투데이가 23일 보도했다.

1990년에 1980만명 수준이던 이민자 수는, 1990년대 미국이 역사상
최장기 호황을 누리는 동안 급격하게 증가, 미국 노동인구 중 이민자가
차지하는 비율(불법이민 포함)은 작년에 1930년대 이래 최고치인 13%를
기록했다.

미국은 의회가 정한 쿼터에 따라 매년 약 70만명의 정식 이민자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외에도 연간 30만명이 비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미국에 들어오거나, 비자 만료기간을 어긴 채 미국에 불법체류하고 있다.

이들 이민자들은 미국 직업구조의 상층과 하층을 채우고 있다.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의 첨단기술직종 종사자 중 3분의1이 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인 반면, 이민자들의 대다수인 1770만명은 미국인들의 기피
직종인 육류 포장, 호텔 청소, 정원사, 공사장 인부 등으로 일하고 있다.
멤피스의 그레그 시스킨드(Greg Siskind) 이민법 전문 변호사는 "미국내
불법 이민자들이 모두 사라진다면, 미국 경제는 붕괴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인들이 기피하는 저소득 직종에서 이민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자, 불법이민자들에게 합법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고려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약 300만명에 달하는 멕시코계
불법이민자들에게 합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대사면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토머스 대슐(Thomas Daschle·사우스 다코타) 상원 원내총무와
리처드 게파트(Richard Gephardt·미주리) 하원의원은 국적에 관계없이
미국에서 일하며 세금을 내는 모든 불법이민자들에게 합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연방이민국(INS)은, 이민자들 가운데 멕시코계가 약 780만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중국·대만계가 140만명, 필리핀 120만명, 쿠바 95만명,
도미니카 공화국 69만명 순이라고 밝혔다.

( 워싱턴=강인선 특파원 insu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