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대학입학 수학능력 시험을 2005학년도부터 2원화할
계획이라고 교육인적자원부가 밝혔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매년 11월 한
차례 실시해온 수능시험을 2∼3차례로 늘리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마디로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변덕도 이 정도면 금메달
감이다. 현정부가 출범 첫해인 지난 98년부터 4년 동안 교육개혁의
핵심과제로 삼아 자존심을 걸고 추진해온 「2002 대학입시제도
개선방안」을 한번도 시행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시 「개선」
운운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부가 수요자 중심의 열린 교육을 지향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불가피하다며 갖가지 부작용과 반론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2002 입시」를 밀어붙인 그 아집과 의욕을 하루아침에
헌신짝처럼 팽개쳐버리고 있으니 도무지 그 속을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수능의 변별력과 비중을 낮추고 대신 학생부 성적과 면접을 중심으로
수험생들의 특기·적성을 평가해 신입생을 선발토록 하고 있는 것이
이른바 「이해찬 1세대」를 낳은 2002 대학입시의 줄거리다. 그런데 그
시험의 첫 실시를 앞두고 다시 수능 위주의 신입생 선발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개선'을 도모하겠다니 뭐가 뭔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교육부는 종래 교육제도를 뜯어고칠 때 흔히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학생들의 사교육부담 경감」 운운하며 대입의 수능중심 회귀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본고사는 안 된다면서 대학자율을 강조하는 방식도
과거와 똑같다. 설사 교육부의 「개선」 방향이 옳다고 가정하더라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 지금은 2002입시의 문제점 보완에 치중하고 다음
단계의 개선은 차기 정부에 맡겨야 한다. 2005년이면 차기정부가 3년차를
맞는 시기다. 현정부는 2002입시와 더불어 각종 개혁을 마무리짓고
2003년에 출범할 차기정부에 바통을 넘기는 것이 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