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이 초정권적 교육기구 설치를 제안하면서
무려 27개 항목에 이르는 현정부의 교육실정(失政) 사례를 열거해 관심을
끌고 있다. 다른 사람이 아닌 교직자들의 모임에서 지적한 것이기에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그렇다.

「교단붕괴」「교육붕괴」란 말이 일상화되다시피 할 정도로 우리
공교육은 위기를 맞고 있다. 교총의 27개 실정사례는 그러한 위기를
초래한 원인들을 하나 하나 분석한 것이며, 「27개 실정=공교육 위기」를
강조한 것이 다. 현정부의 대표적인 교육정책 실패로 꼽히는 교원정년
단축문제, 2002 대학입시 문제만 해도 그렇다. 교원정년을 65세에서
62세로 단축하는 문제는 전후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 자르듯 설익은
방법을 동원하면서 교원들의 자존심을 꺾어놓았기 때문에 이제까지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2 대입」은 학교실정은 살피지도 않고 『공부 안해도 대학간다』
『특기 한가지만 있어도 명문대학에 간다』며 고교 수업분위기를
이완시켜 이른바 「이해찬 1세대」를 양산해왔다. 공부를 등한히한
세대란 의미에서 유래된 「이해찬 1세대」 문제는 교육정책의 실패사례로
두고 두고 회자될 것이다.

초정권적 교육기구 문제는 집권 종반기를 맞은데다 도처에서 정책실패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계제여서 과연 현정부가 이를 제대로 수용할
능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교총은 『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부
정치세력에 의해 교육ㆍ교원정책이 주도돼 교육의 본질이 침해됐다』며
교육의 독립성과 중립성,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대안으로
「국가교육정책회의」의 상설운영을 주장했다. 기존 행정조직 외에
별도의 그런 기구를 두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하고 실효성이 있는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조령모개식 정책남발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는 그
취지만은 주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