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연출가 손진책(54)씨가 17일 월드컵조직위로부터 월드컵축구
개막식 문화프로그램 연출자로 선정됐다.

그는 "시일도 촉박한데 중책을 맡아 부담스럽다"면서도 "동양에서
처음 개최되는 월드컵 대회인 만큼 동양의 철학을 세계에 선보이는
개막식 이벤트를 선보이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말했다.

손씨는 현재 국제극예술협회 한국본부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98~2000년 서울국제연

극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서라벌예대 연극과를 졸업했으며 75년
백상예술대상, 95년 올해의 좋은 예술가상, 98년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극단 미추 대표이기도 한 손씨는 지난 20년간 춘향전 이춘풍전 등 우리
고전을 해학 가득한 이야기와 춤 노래로 풀어내는 마당놀이를 선보여온
연출가이다. 그는 "상암동 월드컵 주경기장도 하나의 거대한
마당"이라며 "이 큰 마당을 무조건 물량으로 채우려 하기 보다는
비울곳은 비울줄 아는 동양적인 미학을 구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88서울올림픽 때도 중요한 이벤트의 연출 및 시나리오를 맡아
능력을 과시했었다. 한강에서 열린 올림픽 전야제때 화려한 레이저 쇼와
영상쇼로 시민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그리스에서 출발한 성화의 제주
도착식의 시나리오를 맡아 제주 설화를 바탕으로 장엄하고도 아름답게
꾸민 것도 손씨다.

손씨는"내 연극 인생 전체를 통해 추구해온 것은 전통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세계적 보편성을 갖는 미학을 창조하는 일이었다"며 "세계가
주목하는 월드컵 이벤트는 짧은 시간의 행사이지만 프랑스나 미국과 다른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