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예(김영철)의 카리스마가 사라진 때문인가. 시청률 1위를 독주해온 KBS
1TV 대하사극 '태조 왕건'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지난 2~8일 주간
시청률 순위에서 SBS '여인천하'에 시청률 1위를 넘겨주었고, 9~15일
조사에선 42.6% 시청률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AC닐슨 집계)
'태조 왕건' 제작팀의 요즘 심경은 어떨까. 드라마 책임자 안영동 CP는
의외로 "신경 안씁니다"라고 말했다. 안 CP는 "피서철이 돌아오면서
주말 TV 시청률이 평일 시청률에 비해 전체적으로 3%포인트 정도 떨어져
다소 고전하고는 있으나, 시청자를 다시 흡인할 여러가지 카드들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안 CP는 "현재의 드라마 '소강상태'가 곧 갈등 구도로 대치되기
때문에 시청률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갈등 구도의 중요한 한
축은 후백제의 권력 쟁탈전에 있다. 견훤의 초기 책사 능환이 태자
신검을 자극해 견훤 부자의 갈등을 증폭시킨다. 이들은 견훤의 둘째 부인
아들 금강을 왕으로 추대하려는 집권 세력과 맞서다 결국 쿠데타를
일으키고, 견훤은 유폐당한다. 고려의 핵심 브레인 최응도 후백제에
스파이를 보내 금강 옹립 세력을 부추기는 식으로 백제의 갈등 구도에
끼어든다. 왕건 즉위후 한동안 잠복했던 권력투쟁의 파노라마가 다시
극중에 재현됨으로써 더많은 남성 시청자를 끌어들일 것이란 계산이다.
고려에선 둘째부인 오씨와 세째부인 유씨 세력간의 갈등이 본격화된다.
왕건의 후계자를 둘러싼 공방으로, 두 세력간의 갈등은 내년 1월
'태조 왕건' 후속으로 방송될 '제국의 아침'까지 이어진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제국의 아침'은 유씨 부인 둘째 아들인 고려 4대
왕 광종의 집권 전후를 시대 배경으로 삼는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했던 신라 이야기도 등장시킨다. 안CP는
"조만간 비극적인 운명의 '마의태자' 이야기를 5~6회에 걸쳐 비중있게
다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궁예 죽음 이후 '소강 상태'는 극의 완성도를 위해
불가피했다는 설명도 했다. 훗날 삼국의 판도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최근 10여회를 통해 '칼을 들지 않고도 싸우는' 왕건 특유의 정치
전략을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태조 왕건'과 '여인천하'의
불꽃튀는 시청률 경쟁이 더욱 볼만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