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출범 20년째를 맞은 한국프로야구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김응용 삼성 감독(60). 두말할 필요도 없이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지도자다.
하지만 요 며칠 그의 심기가 몹시 불편하다. 프로야구 옛스타들의 잔치마당이었던 16일의 잠실 올드스타전. 김응용 감독도 모습을 나타냈지만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초대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전 잠깐 덕아웃을 찾아 옛 동료 및 후배들과 담소를 나누는 것에 만족해야 했던 그는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무척 서운해 했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 KBO(한국야구위원회)가 프로야구 출범후 현역으로 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올드스타전 멤버를 선정했지만 예외 케이스도 있었기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김영덕 전 OB 감독도 현역으로 뛴 경험이 없었지만, 원년 우승팀 감독이라는 점이 평가돼 백두팀의 감독을 맡았던 것.
김응용 감독은 17일에는 더욱 곤혹스러웠다. 올스타전에서 한일은행 5년 후배인 김인식 두산 감독의 '지휘'를 받아야 했기 때문. 김응용 감독은 지난 86년부터 3년간 김인식 감독을 해태의 수석코치로 거느리고 있기도 했다. 때문에 김응용 감독이 평소 김인식 감독을 사석에서 만날 때는 먼저 "야?"라는 호칭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그런데 거꾸로 그런 김인식 감독한테 지휘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 되었으니 그 심정이 오죽할까?
김응용 감독의 삼성은 올해 두산 롯데 SK와 함께 동군에 편성됐는데, 올스타전 규정에 따라 지난해 둥군에서 성적이 가장 좋았던 김인식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고 김응용 감독은 그 밑에 코치로 배속됐다. 김응용 감독은 해태 감독 시절인 지난해 올스타전에서도 김인식 감독 밑에서 코치를 맡았었다. 큰 덩치만큼이나 자존심이 강한 김응용 감독으로선 '얄궂은 운명'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 잠실=스포츠조선 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