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농원이 운영하는 유기농 주말농장에서 황길팔(위쪽)씨가 방울토마토 가지를 속아내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분당의 한 백화점 수퍼에 마련된 친환경 유기농산물 매장에서 주부들이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분당 아파트 숲엔 요즘 유기농 바람이 불고 있다. 주말농장마다 텃밭
분양을 원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유기농산물 전문매장은 물건이 없어
팔지 못할 만큼 사람들로 붐빈다.

장안타운 아파트단지 맞은편 율동공원 안쪽의 우보농원은 도심에서
유기농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주말농장과는 달리 분양할 때
농약과 화학비료는 쓰지 않는다는 서약을 받는다. 또 "고추는 익기 전에
따야 돌림병이 돌지 않는다", "배추는 소금에 절이면 진딧물이
떨어진다" 등 유기농 야채 키우는 법과 먹는 법도 가르친다. 15㎡짜리
텃밭 60개에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농작물을 돌보는 분당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을 운영하는 황길팔(40)씨는
"텃밭을 작년 40개에서 올해는 60개로 늘였지만, 지난 4월 분양을
마감한 뒤에도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텃밭에서 봄 상추로 시작, 열무, 고추, 배추 등 기본적인
채소뿐 아니라 쑥갓·들깨·쪽파 등 식탁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채소를 원하는 만큼 기를 수 있다. 올해 처음 유기농을 시작했다는
김선옥(38·이매동) 주부는 "상추나 열무는 양이 많아 이웃집
세 곳과 나눠 먹었다"며 "직접 체험하면 더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우보농원은 열린생협이라는 전문 유기농산물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회원만 1200여명. 매년 5000포기쯤 준비하는 김장 배추는 없어서 못 팔
정도이다.

분당의 전문 유기농산물 매장은 열린생협을 포함해서
분당우리밀·두레살림·두레마을·생기마을·한살림 등 10여곳. 이들은
정농회, 팔당유기농운동본부, 홍성풀무생협, 21세기생협 등과 연계해서
직거래를 한다. 매장에 나와서 직접 구매하는 주부도 있지만, 전화 한
통이면 배달도 해 준다. 회원제로 운영하는 곳도 있고,
분당생협(www.icoop.or.kr), 한살림(www.hansalim.or.kr)은 인터넷으로
구입도 가능하다. 최근 들어서는 작년 12월 생기마을이 새로 문을
열었고, 성남주민생협은 8월 정자동에 100㎡ 규모의 매장을 열 예정이다.
생기마을 대표 이민아(이민아·여·41)씨는 "분당에는 유기농산물이
다소 비싸더라도 살 수 있는 중산층이 많고, 관심도 높다"며 "처음
시작할 때보다 하루 매상이 50만원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삼성플라자·롯데백화점·이마트 등 대형유통업체의 친환경·유기농산물
매장도 보통 야채보다 30% 정도 비싼데도 주부들로 붐빈다. 서현동
삼성플라자 분당점 지하 1층 15㎡ 남짓한 매장은 하루 매출이
400만∼500만원선. 이 백화점 식품담당 김승민(32)씨는
"친환경·유기농산물 매장이 전체 야채 매출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앞으로 '유기농 마을'이라는 테마로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분당에 본사를 둔 인터넷 식품전문 쇼핑몰인
마이그로서리(www.mygrocery.co.kr)도 지난 3월 만든 유기농 야채 코너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어 현재 22종인 품목을 다양하게 확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