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 동아일보 김병관 명예회장의 부인 안경희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성북구 고대안암병원 영안실에 사고 소식을 접한 유족과 동아일보 관계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br><a href=mailto:wjjoo@chosun.com>/주완중기자 <


15일 동아일보 김병관 명예회장의 부인 안경희씨의
빈소가 마련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장례식장은 시종 침울하고 엄숙한
가운데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청와대 한광옥 비서실장과 박지원 정책기획수석은 오전
10시쯤 빈소에 도착, 상주인 동아일보 김재호 전무에게
김대중 대통령의 조문의 뜻을 전했다. 김 대통령은 "충격을
받았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실장과 박 수석은 분향 후
옆방으로 옮겨 동아일보 오명 회장과 잠깐 대화를 나눴다.
빈소에서 박 수석은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를 연발하면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상주측 분위기를 감안해 조문
일정을 뒤로 미루는 문제도 검토했으나 "어차피 해야 될 조문"이라고
판단, 일찍 빈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맞은 김재호 전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눈물만 흘렸고,
김병관 회장은 내실에 있었으나 "만나고 싶지 않다"면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관계자는 "고인이 국세청 조사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주변
친인척들이 연이어 소환되자 괴로워했다"면서 "상주측이 최근
세무조사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대한 원망을 왜 갖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동아일보의 한 고위 인사는 여권인사들에게 "비판 좀
했다고 이럴 수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박준영 공보수석, 민주당 김중권 대표,
한화갑 최고위원, 박상규 사무총장도 빈소를 찾았다. 김
대표는 김 명예회장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고 위로했고, 김
명예회장은 "남북으로 찢기고, 내편 네편으로 갈리고, 동서로 찢어져서
나라가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김 명예회장은 이 자리에서 "나 대신
죽은 것 같아"라면서 고인의 죽음을 애통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명예회장은 전용학 민주당 대변인에게는 "나라가 갈갈이 찢긴
것처럼 논평내지 마시고 부드럽게 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오후 6시쯤 빈소를 찾아 방명록에
'근조 김종필 곡'이라고 쓴 뒤 오명 회장 및 김학준
사장 등을 위로했다. 김 명예총재는 "지난번에 대통령께 탈세 부분은
그대로 (추징금을) 받더라도 (사주 구속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 명예총재는 "가시는 분은
가시더라도 남은 분들이라도 잘 돼서 다시…"라고도 했다. 김 명예총재
조문에는 김종호 총재권한대행과 당 3역 등 간부들이 수행했다.

이수성 전 총리, 신건 국정원장, 임동원 통일부
장관, 장재식 산자부 장관, 한나라당 최병렬
이환의 부총재와 김만제 정책위의장, 김덕룡
신영균 이상득 손학규 남경필 의원,
민주당 장성민 의원, 김종인 전 경제수석 등이
다녀갔고, 동아일보 출신인 권오기 전 통일부총리,
이웅희 전 의원 등도 조문했다.

언론계에서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전만길 대한매일
사장, 조희준 넥스트미디어홀딩스 회장, 남시욱 전 문화일보
사장 등이, 재계에서는 유창순 전 전경련 회장 등이 다녀갔다.

자민련 정진석 의원은 조문후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면서
"논리적 설명은 안되지만 정권의 언론탄압 과정에서 한 사람이
희생됐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 남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측은 회사 및 고려중앙학원 관계 조화와 사돈 관계인 이한동 총리,
삼성 이건희 회장 외에 김 대통령,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등이 보낸 외부의 조화는 진열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