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위쪽사진),호세.

2001 프로야구 홈런 킹 자리는 누가 차지할까. 현재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는 역시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과 '검은 갈매기'
호세(롯데)다. 두 '건맨'은 13일 현재 이승엽 24개, 호세 23개로
엎치락뒤치락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초반인 5월까지는 호세가 15개로 이승엽(13개)을 앞섰지만 6월 들어선
이승엽이 9개를 보태 4개에 그친 호세를 추월했다. 그러나 호세는 이에
뒤질세라 7월 8일 광주 해태전에서 하루에 3번 담장을 넘기며 1개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홈런 개수는 비슷하지만 '제조 방법'은 많이 다르다. 이승엽이 번개
같은 스윙 스피드로 빨랫줄 같은 홈런포를 만들어 낸다면 1㎏에 달하는
방망이를 휘두르는 호세는 빗맞은 타구로도 담장을 넘길 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한다. 이승엽은 테크닉이 돋보이는 반면 호세는 적수가
없는 파워 히터라고 볼 수 있다.

굳이 홈런의 '품질'을 따지자면 호세가 낫다. 호세의 23개 홈런 중
솔로홈런은 9개. 투런이 11개이고 3점포가 3개였다. 반면 이승엽은
솔로포가 14개로 절반을 넘는다. 투런이 9개에 3점포는 없고 만루홈런
하나가 기록돼 있다. 주자가 나가 있는 상태에서 호세가 더욱 힘을
냈다는 얘기다.

따라서 '홈런 타점'도 호세가 40타점(평균 1.74점)으로
이승엽(36타점·평균 1.5점)을 앞선다. 홈런 비율을 봐도 총 229타수인
호세가 평균 9.9타수 만에 한 번씩 담장을 넘긴 데 비해 291타수인
이승엽은 평균 12.1타수에 한 번씩 다이아몬드를 돌았다. 비거리에서도
호세가 평균 123.9m로 이승엽(120m)을 앞선다.

이런 수치로만 보면 호세가 금세 추월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승엽에겐 '몰아치기'라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스스로도 말하듯
수은주가 30도를 넘어야 힘이 나는 '여름 남자'인 이승엽은 올스타전
이후에 시작되는 후반기부터 본격 타이틀 사냥을 벌인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