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간에 걸친 단식을 어제(7월 10일) 끝냈다. 한국에 있는 조선족들에
대한 우리 정부의 냉혹한 처사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조선족 교회
교인들을 중심으로 계속되어온 항의운동의 일환이었다. 발단은 최근
정부가 불법체류자 자진신고기간 중에 조선족 밀집거주지역에 사는
동포들을 집중 단속한 데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신고만
있으면 불법체류동포를 무조건 추방해온 데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이었다.

한국 거주 조선족 문제는 그야말로 '눈물 없이는' 차마 들을 수 없다.
이들은 거의 모두 입국 과정에서 약 1000만원 내외의 빚을 진다.
한국에서 벌기로 한다면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면 평생 모아도 만들 수 없는 거액이다. 그런 상태에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추방되면 이들은 브로커들에게 진 그 빚을 갚지 못해
자살을 하거나 이혼하고, 도망 다니고, 정신질환을 겪는 등 지옥과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비록 뒤늦기는 했지만 법무부가 우리의 항의를 전폭 수용, 불법체류자
문제에 신중하게 대처하고 시민단체와도 협의하는 한편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제도개혁을 추진하기로 약속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로써
그동안 조선족사회의 반한감정의 뿌리였던 추방자들의 고통이
해결의 계기를 맞게 되었다.

원래 이들은 광복 후 북에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귀국길이 막혀 그리던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한·중 수교 이후 한국정부는
이들을 재외동포법에서 제외시키고 불법체류자가 많다고 무차별로
추방시켜 이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게 해 왔다.

과거뿐만 아니라 앞날을 생각해도 조선족 동포를 껴안는 일은 매우
시급하다. 지금 상태로는 통일에도 지장이 크고 한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조선족의 협력을 얻는 데에도 장애가 된다. 더구나 나중에
중국이 잘 살게 되었을 때를 생각해서라도 지금 그들을 섭섭하게 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해결의 길인가? 조선족 동포가 한국행 표만 있으면
범법자가 아닌 한 모두 입국을 허용하되 취업은 허가를 받은 사람들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밀입국 등 온갖 불법입국이 사라지고
한국과 동북3성 간의 무역과 왕래도 활발해지게 된다.

합법취업의 문도 크게 열어 식당일, 가정부, 간병인, 공사장일 등을
단속의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조선족
체류자 수도 30만명 정도까지 허용하되 불법체류는 철저히 단속해
당사자와 고용주를 엄히 처벌하면 된다. 이와 함께 기왕의 불법
체류자에게는 온정을 베풀어 강제추방 일자를 넉넉하게 지정해줌으로써
빚갚고 돈벌어 귀국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누구에게 일할 자격을 줄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이것은 그
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연수생제도와 고용허가제를 병행하면 된다. 그
대신 고용허가제의 경우 싱가포르처럼 취업허가권을 노동자가 구입하게
하여 프리미엄을 정부가 다 흡수하는 방식으로 입국비리를 근절하고,
연수생제도의 경우 한국어 시험제도를 도입하여 높은 점수부터 들어오게
하여 송출비리를 없애면 될 것이다. 입국비리 근절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조선족 문제는 우리가 그들에게 뭔가 베푼다는 차원이 아니라 중국
조선족사회와 한국, 나아가 한국과 동남아 국민 사이 바람직한 관계의
전제조건이란 인식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족 문제의 개혁은
우리의 생존전략, 국운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부디 이번만큼은
조선족과 외국인노동자의 현실을 잘 아는 민간단체를 참여시켜
민관협력방식으로 최적의 개혁안을 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서울조선족교회 담임목사·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집행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