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흐린 날 아침, 집에 있기가 답답했던 우리 부부는 외식을 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서울 서초동으로 갔다. 시간은 오후 2시를 넘고
있었다.

음식점에는 젊어 보이는 두 사람이 앉아서 재미있게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 음식점 메뉴는 된장찌개와 양곱창전골뿐이었다.
우리는 양곱창 2인분을 주문한 뒤 서로에게 떠주며 어린애처럼 먹기
시작했다. 옆자리에 있던 젊은 사람이 자주 우리를 보고 무엇인가
얘기하는 듯했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 식사했다. 어느덧 젊은이들은
일어서며 계산대로 가서는 다시 우리 부부를 보고 떠났다.

잠시 후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아까 젊은이들이 우리 부부의
음식값으로 2만원을 내고 갔다는 것이었다. 식당주인에게 "아시는
분이냐"고 물었으나 모른다고 했다. "노부부의 다정한 모습을 보니
부모님 생각이 떠오른다면서 음식값을 치르고 거스름돈은 차비를
하시라고 두고 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식당주인은 우리에게
거스름돈을 주었다.

한참동안 망설이다가 젊은이들 희망대로 잔돈을 받아 차비로 사용했다.
80평생 그런 일은 처음이었다. 그 젊은이들의 행운을 빌며 영원토록 잊지
못할 것이다. 그 젊은이의 마음이 사회의 귀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조한벽 80·서울 강남구 대치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