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여러 분야에서 중국에 의해 속속 추월당하고 있다. 최근 중국
해관(우리나라의 관세청에 해당) 통계에 따르면 금년 1~5월 중국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수출이 2.5%
감소(전년 동기 대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기간 중국의 수출 규모도
1025억달러로 한국보다 50% 이상 앞서고 있다.
어느새 훌쩍 커진 경제력을 배경으로 중국은 이제 국제시장에서 한국을
따돌리고 발빠르게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액(GDP)은 1조800억달러, 사상 최초로 1조달러대를 돌파했다.
세계 7위의 경제규모이다.
우리의 주력 수출 시장인 미·일만 놓고 보더라도
의류·신발·완구·여행용품 등 경공업제품이 중국 제품에 밀리기 시작한
지는 이미 오래 되었지만, 1995∼2000년 기간을 분석해 보면
철강제품·전기기기·기계류 및 부품 등에서도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중국에 비해 열세에 놓이게 되었다. 더욱이 중국의 수출상품 구조는
기계·전자·첨단제품 수출이 지난해에 전체 수출의 57% 이상을
차지하면서 세계 주력 수출 상품과 빠른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우리 상품과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내수 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위상은 과연 최고급 상품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인지되고 있을까? 몇몇 특수한 상품을 제외하고는 한국
상품의 브랜드 파워는 그다지 강하지 못하다. 왜 1인당 소득 800달러
시장에서 OECD 회원국인 한국 상품이 최고급 상품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을까? 그것은 한마디로 중국 시장이 치열한 경쟁이 적나라하게
표출되고 있는 세계시장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가전제품만 하더라도
한국 상품은 '마쓰시다' '소니' '필립스' 등 외국 기업은 물론
'하이얼' '창훙' 등의 중국 내 기업 제품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개혁·개방 이래 지난해 말까지 중국은 외국인직접투자 36만건 이상을
계약, 실제 투자액이 약 347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2위,
개도국 중 외국인투자가 가장 많은 나라이며 외자기업은 중국
공업총생산액의 4분의 1, 수출액의 48%(2000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500대 다국적 제조업체 중 이미 300개 이상의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여
생산해내는 제품이 중국 내수 시장에 쏟아지고, 여기에 중국의 유력 국내
기업들이 가세하여 중국경제는 이미 과거의 '공급자 시장'에서
'구매자 시장'으로 탈바꿈한 지 오래다. 그만큼 경쟁은 치열하다.
이제 중국 문제는 한국경제의 운영과 관련하여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가 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근년에 표출된 중국산 마늘·조류
수입을 둘러싼 무역분쟁이 우리 수출에 미친 결코 작지 않은 파장을
통해서 이를 절감했다.
이 시점에서 중국경제의 급격한 부상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무엇인가.
여기에는 기본적인 전제로 중국경제의 향방에 대한 인식이 긴요하다.
중국경제는 2010년에는 2000년 대비 경제력이 2배로 증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공업대국에서 공업강국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연내에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WTO 가입은 투자환경 개선, 내수시장 개방
등의 기대감을 높여 선진 각국 및 중화경제권 지역의 대중 투자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1세기 초반 중국의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위상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전망에 입각해서 우리는 중국경제와의 경쟁과 보완이라는 상호
대치관계에서 조화점을 찾는 노력이 절실하다. 그러한 노력은 무엇보다도
중국 시장을 넘지 못하면 진정한 한국경제의 글로벌화는 이룩할 수
없다는 단단한 각오를 바탕으로 산·학·연의 유기적 협력체제 구축으로
가시화해야 할 것이다.
(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