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콘스에선 뛸 생각이 없다. 최악의 경우 은퇴도 불사하겠다."

이탈리아 페루자 이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안정환(25)이 결국 법적 투쟁으로 가닥을 잡았다.

페루자가 제시한 '100만달러 이적 또는 50만달러 재임대' 조건을 놓고 소속팀 부산과 이견을 보여온 안정환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을지로의 에이전트사 이플레이어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

안정환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페루자와 맺은 5년 계약서 공개 ▲이적료 차액 보전을 위한 모금 운동 전개 ▲국제축구연맹(FIFA)에 질의서를 보내 신분 확인 요청 ▲변호사를 선임해 선수의 해외 진출에 관련된 부산의 방침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한다는 계획을 밝힌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안정환이 법적 소송으로 시일이 소요될 경우, 페루자 잔류가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같이 마음을 정했다는 점이다.

98년 대우에 입단한 안정환은 해외 진출을 보장받았으나 지난해 초 축구단이 현대산업개발로 넘어간 뒤 이탈리아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페루자에서 뛰면서도 부산으로부터 이렇다할 보살핌을 받지 못해 애정이 식어 있다.

안종복씨(이플레이어 회장)는 9일 "(안)정환이에게 임대안을 설득해 봤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고 있다"며 "FIFA의 판단이나 국내법상 '부산에서 뛰라'는 결론이 나오면 은퇴할 각오까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안정환은 페루자에서 겪은 출전 기회의 불이익을 들어 최근 부산의 재임대 권유를 거부했다.

안정환이 강경한 입장을 밝히게 된 배경은 페루자측에 이적료 인상 여부를 물었으나 크게 달라질 여지가 없는 데다 다음 시즌에 대비한 전지훈련이 오는 20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파국으로 치달은 이번 사태는 구단과 선수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어떤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만에 하나 안정환이 우려하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한다면 한국 프로축구는 자칫 초대형 스타를 잃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조선 김미연 기자 ibiza@]